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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원의 헬스노트] 배우자의 코골이…남편과 아내의 생각은 달랐다
기사 작성일 : 2024-12-05 07:00:30

김길원 기자 =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호흡이 일시적으로 10초 이상 멈추는 질환이다. 기도(공기 통로)가 막히면서 코골이가 심해지는 게 주요 증상이다. 보통은 코골이를 하는 사람의 최대 70%에서 수면무호흡 증상이 동반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은 본인뿐 아니라 배우자 삶의 질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좀처럼 깊은 잠을 잘 수 없게 되면서 주간졸림증, 두통, 기억상실, 우울증 등의 추가적인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그런데 배우자의 코골이로 인한 주관적인 건강 영향에 대해서는 남편과 아내의 생각이 각기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백병원 가정의학과 이가영 교수 연구팀은 2019∼202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부부 2천498쌍의 설문조사를 분석한 결과 부부 사이의 코골이로 인한 건강 영향 평가에서 이런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4일 밝혔다.

연구팀은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코골이가 본인과 배우자의 건강에 각각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남편의 59.2%, 아내의 11.0%가 코골이를 동반한 수면무호흡증 고위험군이었다.

설문 분석 결과 사회 인구학적 요인, 합병증, 건강 행동 등의 변수를 모두 조정했을 때, 자신의 코골이로 인해 건강이 나빠질 위험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는 자신이 코를 골지 않을 때와 비교해 남편은 2.69배, 아내는 1.75배로 각각 집계됐다.

하지만 배우자의 코골이에 대해서는 남편과 아내의 평가가 엇갈렸다.


수면무호흡증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남편은 아내의 코골이가 자신의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 위험도가 코골이가 없는 아내를 둔 남편에 견줘 1.51배에 달했지만, 아내는 남편의 코골이가 자신에게 나쁜 건강상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고했다.

이는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하지 않는다면 배우자, 특히 남편의 수면의 질이 크게 떨어져 신체·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삶의 질이 저하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이가영 교수는 "남성은 여성보다 코골이로 인한 수면 장애에 더 민감하고, 스트레스를 개인적인 건강 문제로 더 쉽게 연결하는 반면 여성은 남편의 코골이로 인한 스트레스를 가족관계 내에서 효과적으로 풀어냄으로써 남편의 코골이가 자신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완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면무호흡증은 우선 수면 방법이나 생활 습관을 바꿔 부부 모두 증상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중에서도 옆으로 누워 자는 자세는 상기도 부분의 공기 유입량을 증가시켜 수면무호흡 증상을 줄여준다는 사실이 CT(컴퓨터단층촬영) 영상 연구로 확인된 부분이다.

비만한 경우에는 체중을 줄이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근육량과 폐활량을 늘리면 수면무호흡증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의 치료법으로는 수술과 양압기 착용이 있다. 이 중 양압기는 얼굴에 부착해 기도를 확장함으로써 공기 공급을 돕는 방식으로, 낮 졸음 개선과 삶의 질 향상, 혈압·혈당 저하 등의 효과가 있다.

다만 양압기 효과를 보려면 순응도(하룻밤에 4시간 이상 사용한 일수가 전체 사용 기간 중 70% 이상인 경우)를 높이고, 기구를 깨끗하게 유지 관리하는 게 관건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수면과 호흡'(Sleep and Breathing) 최근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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