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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원 "명태균 나오는 거 보면 저는 10% 정도 한 거다"
기사 작성일 : 2024-12-05 18:00:29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 핵심 인물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 자료사진]

(수원= 이영주 기자 =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 핵심 인물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가 5일 안민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명예훼손 혐의 재판 증인으로 출석해 안 전 의원의 처벌 의사를 밝히며 울분을 쏟아냈다.

특히 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로 불렸던 최씨는 이날 재판에서 최근 제기된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와 자신을 비교하는 발언도 했다.

이날 오후 수원지법 형사19단독 설인영 판사 심리로 열린 안 전 의원의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 사건 공판에서 검찰이 신청한 증인 최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1시간 30분가량 진행됐다.

최씨는 안 전 의원이 라디오 등 방송에 출연해 자신과 관련한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고소했고, 이를 수사한 검찰은 지난해 11월 2일 안 전 의원을 불구속 기소했다.

안 의원은 2016년 라디오에 출연해 "최순실의 독일 은닉 재산이 수조원이고, 자금 세탁에 이용된 독일 페이퍼컴퍼니가 수백개에 달한다는 사실을 독일 검찰로부터 확인했다", "최순실이 외국 방산업체 회장을 만나 무기 계약을 몰아주었다", "스위스 비밀계좌에 입금된 국내 기업 A사의 돈이 최순실과 연관되어 있다"는 등의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발언한 혐의를 받는다.

국정농단 등 사건으로 청주교도소에 복역 중인 최씨는 이날 검정 뿔테 안경을 착용하고 사복 차림으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허리 통증을 이유로 증인석에 마련된 의자 대신 휠체어에 앉아 증언했다.


명예훼손 혐의 첫 공판 마치고 나오는 안민석 의원


(수원= 홍기원 기자 =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에 대한 명예 훼손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지난 4월 23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2024.4.23 [공동취재]

최씨는 재판장으로부터 별도의 발언 기회를 얻은 뒤 미리 작성해 온 글을 읽어 내려갔다.

그는 "제가 오늘 증인으로 서게 된 이유는 2016년 국정농단 당시 나를 혼돈에 빠트리고 사법 체계를 무력화시키는 등 온 나라를 뒤집어 놓은 안민석 씨의 거짓을 낱낱이 밝히기 위해서이다"고 말하며 눈물을 훔쳤다.

그는 "안씨가 만들어낸 가짜뉴스 중 가장 악랄한 것은 박정희 대통령의 통치자금을 비자금으로 연결해 제가 스위스 비밀계좌에 은닉했다는 거"라며 "당시 어려운 나라 살리려고 새마을 운동한 국민과 파독 간호원, 광부를 모욕하는 것인데, 안씨는 지난 10년에 가까운 기간 사실관계 확인도 못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씨가 주장한 비자금을 제가 어디에 어떻게 은닉했는지 밝혀야 할 것이다. 방산업체 회장과 사드 거래설에 대해 내가 얼마나 받아먹었는지 정확하게 말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국민을 모독하고 거짓을 선동한 썩은 정치인은 처벌받아 마땅하다. 선동정치, 가짜뉴스를 퍼트리는 안민석 같은 정치인이 근절되도록 이 재판을 이끌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최씨는 변호인의 반대 신문 내내 "질문의 의도가 뭐냐", "지금 국정농단 조사하냐", "의혹 말고 근거를 대고 질문하라", "변호사 자질이 없다", "조작하시네"라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또 스위스 비밀계좌 비자금 의혹과 방산업체와의 차세대 전투기 계약 과정을 비롯한 대다수 변호인 질문에 "모른다"라거나 "새빨간 거짓말이다", "그런 질문엔 대답 못 한다"고 답했다.

그는 답변 대신 안 전 의원을 향한 비난을 내뱉기도 했다.

안 전 의원의 변호인이 현재 보유 재산에 대해 질문하자 "재산 다 뺏어가지 않았느냐, 안민석 씨 때문에 거지 됐다. (국외에 내 자산이 있으면) 안씨가 좀 찾아줘라"고 말하며 손을 뻗어 피고인석에 앉아있는 안 전 의원을 가리켜 보였다

또 "방산업체 선정 과정에서 당시 서열 1위였던 증인이 관련되지 않았느냐"고 묻자 "제가 서열 1위면 비서실장 했을 텐데 왜 뒤에 숨어있었겠느냐. 안씨처럼 국회의원이라도 돼서 면책특권 내세우지 않겠느냐"고 따졌다.

그는 "증인과 박근혜 전 대통령 친분은 말할 필요가 없는데, 재임 중 업무적으로 여러 이야기한 것으로 보인다. 청탁을 위해 접촉하는 사람들이나 회사 관계자가 있었느냐"는 변호인 질문이 나오자 "여보세요. 지금 명태균 씨 나오는 거 보면, 저는 (그에 비하면) 10% 정도 한 거다. 제가 뭘 했다는 거야. 사드는 안민석 씨한테 처음 들었다"고 답했다.

최씨가 답변하며 고함을 치는 등 흥분상태가 이어지자 최씨의 휴정 요청으로 재판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안 전 의원의 다음 재판은 2025년 1월 21일 열리며, 당일 재판에서는 시사인 기자 출신 방송인 주진우 씨 등 3명의 증인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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