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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인데 모임자제…식당업주들 "10명 이상 단체예약 줄취소"
기사 작성일 : 2024-12-09 12:00:33

종로 관철동 식당가


[ 자료사진]

(서울·세종= 김윤구 신선미 전재훈 기자 = "어제는 사람들이 (집회가 열리는) 광장에 많이 갔는지 점심에 세 팀밖에 못 받았고 저녁에는 손님이 없을 것 같아서 장사 안 하고 문을 닫았습니다."

인사동의 한 한정식집 업주는 9일 에 비상계엄 사태 이후 영업이 많이 위축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업주는 "12월은 단체 송년회가 많아 제일 중요한 시기인데 점심·저녁 예약이 많이 취소됐고 새로운 예약도 뜸하다"면서 "두세명이나 서너명 손님은 있지만 열 명 넘는 단체 모임이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19 때보다 지금이 더 힘든 것 같다"면서 "언제까지 이럴지 모르겠다. 불안한 상황이 당분간 계속 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광화문의 한식당 주인은 송년 모임이 집중되는 이달에 저녁 예약이 대폭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12월에 저녁 모임은 40% 정도 취소됐다. 특히 10명 이상 단체 예약은 거의 취소됐다"면서 "예약도 잘 안 들어온다"고 말했다.

가뜩이나 내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들이 비상계엄 사태 이후 단체 회식이나 각종 행사가 취소되면서 연말 대목 매출이 많이 줄어들까 걱정하고 있다.

공무원이 많이 찾는 세종청사 주변 등 특정 상권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세종시 식당


[촬영 전재훈]

세종시의 한 삼겸살집 점주는 "30∼40명씩 되던 공무원 예약 건 7개가 지난주부터 줄취소됐다. 시국이 이러니 회식을 자제해야 한다고 하더라"면서 "5개월 전에 문을 열어서 이번 연말 특수를 기대했는데 스트레스 때문에 잠도 안 온다"고 말했다.

다른 일식점 점주는 손님 25명을 받기로 해 재료도 주문했는데 예약이 취소돼 재료를 냉동하기로 했다며 울상을 지었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명동 상권 식당들도 이번 사태로 손님이 줄어들까 봐 노심초사하는 상황은 마찬가지다.

한 닭갈비 전문점 매니저는 "지난 주말에는 평소보다 손님이 30% 줄었다. 평소 주말 저녁은 만석인데 어제는 한가했다"면서 "12월은 여행 성수기라 매출이 가장 잘 나오는 달인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외식업체들 역시 정국 불안이 장기화하면 매출 부진이 현실화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한 외식 브랜드 관계자는 "매출은 확실히 줄었다. 다들 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앞서 계엄령 이후 정국 불안이 이어져 사람들이 돈을 쓰는 데 불안해하는 것 같다"면서 "연말에는 매출이 좋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도 "아직 관망하느라 별 영향이 없는 것 같지만 탄핵 정국이 한두 달 가면 타격이 불가피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도 장기화하면서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정부나 기업에서 연말 회식이나 모임을 줄이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세종청사의 한 부처 공무원은 "연말이라 송년회가 많은 시기인데 잠잠하고 이미 잡았던 모임도 취소하고 있다"면서 "부처 차원에서 모이지 말라고 하지는 않았으니 알아서 자제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의 한 스타트업 대표는 "연말 회식을 크게 즐기기보다 가볍게 사무실에서 인사를 나누는 것으로 대체했다"면서 "내년 사업도 우려되고 정치 상황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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