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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뉴] 부끄러운 특전사…정병주·김오랑이 그립다
기사 작성일 : 2024-12-11 13:00:33

12.12 군사반란에 맞서다 산화한 김오랑


[ 자료 사진-재배포 금지]

김재현 선임기자 = 12·3 비상계엄 때 국회 장악 임무로 투입된 707 특수임무단의 모태는 1979년 12·12 군사 쿠데타다. 쿠데타 반란수괴인 전두환의 명령에 3공수 여단장 최세창은 부대장인 정병주 특전사령관 체포를 시도한다. 그 과정에서 정 사령관을 호위하던 비서실장 김오랑 소령이 반란군의 무차별 총격을 받고 전사한다.

▲ 12·12 쿠데타 당시 1공수 여단장 박희도는 정 사령관 지시에 항명, 정부 청사인 중앙청을 점령하며 내란의 1등 공신 반열에 오른다. 그 길로 소장으로 영전하고 정권 옹위부대인 26사단장을 거쳐 중장 계급으로 특전사령관이 됐다. 박희도는 1981년 4월 사령관 직할부대인 707특수임무대대를 창설했는데, 군 안팎에선 사령관 친위대라는 오명이 뒤따랐다. 박희도, 최세창 등 믿었던 직속 부하들로부터 하극상을 당한 정 사령관처럼 될까봐 경호실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정병주 전 특전사령관(오른쪽)


정원일 기자 = 정병주 전 특전사령관(오른쪽)과 김진기 전 헌병감이 12.12 사태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그때 상황을 소상히 밝히며 상처부위를 보여주고 있다. 1987.11.24 <저작권자 ⓒ 2008 연 합 뉴 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1982년 2월5일 제주공항 새 활주로 준공식에 참석한 전두환 경호 임무에 투입된 C-123 수송기가 악천후로 인해 한라산에 추락했다. 사고 수송기에 타고 있던 707 특임대 대원 47명 등 탑승자 53명 전원이 화염 속에서 산화했다. 군의 만류에도 '봉황새 1호 작전'을 강행한 국방부는 대원들이 대간첩작전 훈련 중 사고를 당했다며 사건을 축소, 은폐했다. 순직장병 분향소를 찾은 '봉황새' 전두환은 "인명은 재천"이라 말하고 자리를 떴다고 한다. 이후 한라산 충성공원에는 '안 되면 되게 하라'는 특전사 구호가 적힌 충혼비가 세워졌다. 하지만, 순직 사유로 비석에 새겨진 '대침투작전 훈련중'이란 문구는 2015년이 돼서야 그날의 진실인 '대통령 경호작전중'으로 바뀌었다.

▲ 12·3 계엄 당시 국회에 투입됐던 707특임단의 단장이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연신 코를 훌쩍거리며 불법 군사행동에 가담하게 된 배경과 특전사령관의 지시 내용을 폭로했다. '김정은의 목을 따자'고 외치는 참수부대장으로서 군사 기밀에 해당하는 얼굴과 이름까지 공개했다. 707특임단과 함께 국회에 동원된 1공수 여단장은 국회 국방위 질의 중 눈물을 뚝뚝 흘리며 오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국회 장악 작전을 지휘한 특전사령관은 유튜브에 출연해 잘못을 부인하고 오락가락 진술을 번복하고 있다.

▲ 특전사 부대장들이 하나같이 상관 탓을 하며 책임 회피에 급급한 모습이다. 모름지기 최정예 부대의 대표라면 상관의 부당한 명령에 거역해 내란 저지를 시도하는 등 군인 본분에 맞는 적극 행동에 나섰어야 했다. 반란군에 맞선 참군인 정병주와 김오랑을 볼 면목이 없다.


야당 의원과 면담하는 특전사 부대장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10일 오후 국회에서 곽종근 특전사령관, 김현태 707 특수임무단장과 면담하고 있다. 이 면담은 곽 사령관과 김 단장의 양심 고백에 따른 공익신고 절차를 밟기 위해 마련됐다. 2024.12.10 [박범계 의원 페이스북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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