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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마을이 아이 키우는 김제 남포마을" 농촌유학생 4명 모집
기사 작성일 : 2024-12-12 09:00:29

남포마을 농촌유학 프로그램 준비하는 주민들


왼쪽 위 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일주 주민, 오윤택 희망남포작은도서관장, 홍강의 주민, 최재문 사회적협동조합 김제농촌활력센터 이사장. [촬영 나보배]

(김제= 나보배 기자 = "아이 한 명을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남포마을 주민들은 그런 마음으로 농촌유학생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지평선이 보이는 전북 김제시의 호남평야 서쪽에 위치한 성덕면 희망남포작은도서관 오윤택 관장(64)은 지난 10일 야심 차게 준비 중인 남포농촌유학사업단의 '농촌유학'에 관해 설명했다

정부가 인구감소지역의 생활인구 확대를 위해 시행 중인 농촌유학은 도시에 사는 학생이 지방자치단체가 정한 농촌유학 거주시설에 살면서 학교에 다니는 프로그램이다.

보통 농촌유학은 학교나 지방자치단체 등 기관을 중심으로 이뤄지는데, 남포농촌유학사업단은 남포 마을 주민들이 먼저 제안해 성덕초등학교와 김제시청, 김제교육지원청 등과 뜻을 한데 모았다.

오 관장은 "학생들이 학교에 다니기 때문에 학교가 농촌유학 프로그램의 중심이긴 하지만 남포마을의 경우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시작한 주민 주도의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학교를 마친 학생들이 집으로 돌아오면 작은도서관을 거점으로 다양한 방과 후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학생들과 호흡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남포마을 농촌유학 안내서


[남포농촌유학사업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주민 주도형 농촌유학 프로그램은 한때 농촌체험마을을 운영했던 주민들의 경험이 자양분이 됐다.

그 어떤 곳보다 자연 자원이 풍부한 남포마을 주민들은 20년 전부터 손수건 꽃물들이기, 떡메치기 체험, 조류 여물 주기 등 다양한 농촌체험마을을 운영하며 큰 호응을 얻었었다.

남포마을의 교육인프라도 장점이다.

인근에 성덕초등학교는 물론 대안교육 특성화 학교로 전국 단위에서 학생들이 모이는 김제 지평선 중·고등학교가 자리 잡고 있다.

최재문 사회적협동조합 김제농촌활력센터 이사장은 "성덕초등학교 졸업생 중 4명은 지평선 중학교에 우선 배정하기로 협약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어 "아이와 가족이 초등학교에서 시작해 중·고등학교까지 정착하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주민들과 함께 농촌유학 거점을 만들고 프로그램을 설계했다"고 덧붙였다.

농촌유학생 가족들이 거주할 숙소도 마련했다.

올해 행정안전부와 김제시로부터 예산 10억원을 받아 마을 입구의 정보센터 건물을 가족 체류형 숙소로 리모델링했다.

가족 수에 따라 14평(약 45㎡) 2세대와 23평(74㎡) 2세대를 제공한다.

특히 성덕초로 유학 오는 학생은 전북도교육청(30만원), 전북도(10만원), 김제시(10만원) 등으로부터 매달 총 50만원의 지원도 받는다.

이 덕분인지 유학생 모집(12월 23∼27일)을 앞두고 벌써 경기 성남과 전남 광양의 학부모와 학생들이 시설을 둘러보고 갔다고 최 이사장은 귀띔했다.


남포마을에 마련된 농촌유학 가족체류형 숙소


[촬영 나보배]

초중고가 연계한 교육인프라와 주민들이 함께하는 방과 후 활동, 생활 인프라까지 갖춘 주민들은 이제 학생들이 찾아와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농촌 유학을 진행하는 지역들이 그렇듯 이곳도 인구가 감소해 학생들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 홍강의(64)씨는 "인구감소가 꼭 농촌만의 문제는 아니고 농촌유학이 인구 감소의 유일한 해결책은 아니겠지만, 농촌유학이 지역을 활기차게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남포농촌유학사업단 고문이기도 한 그는 30년 가까이 영어를 가르쳐온 경험을 살려 농촌유학생들에게 보탬이 될 영어교육안도 구상하고 있다.

홍씨는 "교육의 주체인 학교와 함께 마을 주민 학부모가 합심한다면 아이들이 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정서적인 여유를 느끼며 차곡차곡 실력과 추억을 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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