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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홍해서 아군 전투기 오인격추…"조종사들 무사"(종합)
기사 작성일 : 2024-12-23 02:00:59

2022년 2월 지중해에서 작전 중인 항모 해리 트루먼호에서 이륙하려는 F/A-18 전투기


[EPA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요하네스버그= 황철환 기자 유현민 특파원 = 예멘 후티 반군에 대응하기 위해 홍해에 배치된 미군이 아군 전투기를 오인 격추하는 일이 발생했다.

22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중동과 이집트, 서아시아 등을 담당하는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날 홍해 상공에서 미 해군 F-18 전투기가 '아군 오인사격'으로 격추됐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이 전투기가 작전 수행을 위해 항공모함 해리 트루먼호에서 이륙한 직후 항모전단의 일원인 유도 미사일 순양함 게티스버그호의 발사 실수로 격추됐다고 설명했다.

격추된 전투기에 타고 있던 조종사 두 명은 탈출에 성공해 무사히 구조됐으나, 이 과정에서 한 명은 가벼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부사령부는 게티스버그호가 무슨 무기를 사용해 F/A-18을 격추했는지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미 해군연구소(USNI)가 운영하는 군사 전문 매체 USNI뉴스에 따르면 게티스버그호에는 대공 미사일 수직발사관이 100개가 넘는다.

AP 통신은 "항모전단 소속 함정은 레이더와 통신으로 서로 연결된 만큼 게티스버그호가 어쩌다 (격추된) F-18을 적기나 미사일로 착각했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짚었다.


지중해에서 항해 중인 유도 미사일 순양함 게티스버그호


[A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오인격추 직전 예멘 반군이 쏜 대함 순항 미사일과 자폭 드론(무인기) 여럿을 격추하는 일이 있었고, 그때마다 요격 미사일을 담당하는 요원들은 몇 초안에 발사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AP 통신은 덧붙였다.

이번 사고는 미군이 예멘 수도 사나를 겨냥해 공습한 시점 즈음에 벌어졌다.

중부사령부는 미 공군과 해군 F-18 전투기 등이 21일 밤부터 22일 새벽 사이 사나의 반군 지휘통제시설과 미사일 보관시설을 정밀 공습했다고 밝혔다. 반군은 대함 순항 미사일과 드론으로 대응했으나 홍해 상공에서 모두 격추됐다.

예멘 반군은 이날 미 해군 F-18 전투기를 격추한 것은 자신들이라고 주장했다고 러시아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반군 대변인은 자신들이 운영하는 알마시라 TV를 통해 "미국과 영국의 공격에 대한 반격으로 순항 미사일 8기와 드론 17대를 동원해 항공모함 해리 트루먼호와 여러 구축함을 공격했다"며 "이 과정에서 F-18 전투기 한 대를 격추했다"고 말했다.

예멘 반군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작년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해 가자 전쟁이 발발하자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할 때까지 해상을 봉쇄하겠다며 같은해 11월부터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무차별 공격해 왔다.

현재까지 반군의 공격을 받은 선박은 약 100척에 이르며 다수는 이스라엘과 별다른 관계가 없는데도 목표물이 됐다.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핵심 교역로인 홍해가 막힐 상황이 되자 미국은 영국 등과 다국적 함대를 구성, 올해 초부터 예멘 내 반군 군사시설을 종종 폭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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