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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훈장받은 의인 이수현 母 "한일교류 위해 힘쓴 모두의 것"
기사 작성일 : 2024-12-23 14:00:32

'의인 이수현' 모친 일본정부 훈장 수여


[ 자료사진]

(부산= 박성제 기자 = "솔직히 처음 훈장을 수여한다고 했을 때는 거절할까 싶었습니다."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가 2001년 목숨을 잃은 의인 이수현 씨의 모친 신윤찬(74) LSH아시아장학회 명예회장은 일본 정부가 훈장을 수여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당시를 떠올리며 23일 이렇게 말했다.

신 명예회장은 "2015년 남편이 같은 훈장을 받았을 때 부부가 함께 받은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이번에 받는 훈장은 저뿐만 아니라 아시아장학회와 한일문화 교류를 위해 활동하는 모두를 위한 훈장인 것 같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의 2024년 추계 외국인 서훈(욱일쌍광장) 수상자로 선정된 신 명예회장은 지난 20일 주부산일본총영사 관저에서 훈장을 전달받았다.

LSH아시아장학회는 이수현 씨의 의로운 활동을 계기로 일본 각계각층이 기부한 자금으로 설립됐으며, 지금까지 일본에서 유학하는 아시아 학생 1천명 이상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신윤찬 명예회장 '욱일쌍광장' 수여


[ 자료사진]

신 명예회장은 그동안의 장학회 활동을 돌이켜보면 흐뭇한 마음이 크다고 했다.

그는 "아들이 없다 보니 학생들의 손을 한명씩 잡으면 모두 제 자식 같다"며 "물론 아들이 살아있다면 손주뻘인 학생들이지만, 제 머릿속 아들은 여전히 청년으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학금 수여식에 참석하면 외국인 학생들이 어렵게 배운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고 말해 줘 오히려 제가 고마운 마음"이라며 "어학 계열은 장학 제도가 부실한 편이라 액수가 크지 않더라도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신윤찬 명예회장, '욱일쌍광장' 수여


[ 자료사진]

한일 역사 문제는 여전히 얽히고설켜 있지만, 장학회로 날아오는 편지를 읽을 때면 일본인 개개인의 따뜻한 마음을 엿볼 수 있다고 한다.

신 명예회장은 "나이 드신 일본인이 '한국인이 뭐 하러 일본인을 구하려다 아까운 목숨을 잃었냐'며 안타까워하는 편지를 보내기도 하고, 한국인으로부터 뒤늦게 아들의 이야기를 전해 들은 젊은 일본인이 '부끄럽고 죄송하다'며 편지를 보내왔다"며 "우리에게 여전히 사과하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일본인의 내면과 마음은 다 다르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신 명예회장은 숨진 지 23년이 지난 지금도 이수현 씨를 기억하는 많은 이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표했다.

그는 "아들을 기억하고 지금까지 장학 활동에 함께 해준 이들에게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의 감사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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