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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도 평안하고 모두가 행복하길"…새해 첫 일출에 담은 소망
기사 작성일 : 2025-01-01 10:00:37

올해 첫 해돋이


윤동진 기자 = 1일 오전 시민들이 서울 영등포구 선유도공원 선유교에서 해맞이객들이 새해 첫 일출을 보고 있다. 2024.1.1

김준태 기자 = "나라도 평안하고 사람들도 행복하고, 하여튼 올해는 좀 더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모두가."

2025년 새해 첫날인 1일 오전 7시께부터 서울의 해맞이 명소인 용산구 남산서울타워 인근에는 해돋이를 보려는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아내와 함께 남산타워에 오른 배창성(57)씨는 "가족들이 모두 건강하고, 사고도 없고 정치도 조용하고 경제도 좋아졌으면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송파구에 사는 배씨는 평소 집 근처에서 새해 첫 일출을 맞았지만 이날만큼은 서울에서 해돋이를 잘 볼 수 있는 곳을 찾았다고 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부터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까지 2024년이 혼란 속에 마무리된 가운데 새해 첫 해돋이를 보러 온 시민들은 이런 비극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았으면 한다는 소망을 전했다.

아내, 고향 후배와 함께 일출을 보러 온 이성희(71)씨는 "작년에는 역사적으로 있어서는 안 될 일들이 일어난 해였다"며 "앞으로는 희망이 넘치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들·딸과 함께 남산에 오른 이혜진(52)씨는 "사회 전반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예상치 못한 힘든 일이 있었는데 올해는 다 잘 풀렸으면 좋겠다"며 "아들의 전역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무사히 전역하기를 바란다"며 두손을 모았다.

이른 시간부터 친구들과 함께 옹기종기 모여 컵라면을 먹고 있는 중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한태경(15)군은 "친구가 해를 보자고 해서 올해 처음 왔다"며 "새해에는 여자친구를 사귀었으면 좋겠다"며 수줍게 웃었다.


남산에서 일출 기다리는 시민들


[촬영 김준태]

서울의 일출 예정 시각(오전 7시 47분)이 다가오자 하늘에서는 구름 뒤로 붉은빛이 감돌기 시작했다.

털모자와 마스크, 장갑으로 중무장한 시민들은 연신 하늘을 향해 휴대전화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 바빴다.

서울 실시간 도시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남산공원에는 1만4천명가량 시민이 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오전 8시가 넘도록 해는 구름 뒤에 숨어 모습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았다.

그럼에도 간절한 마음으로 새해 첫 일출을 기다렸던 시민들은 쉽사리 발걸음을 옮기지 못했다.

해가 떠오른 후에도 김연남(57)씨는 두손을 모아 기도하고 있었다.

그는 "제주항공 (참사) 피해자분들을 위해서 잠시 묵념을 했다"며 "가족과 부모님의 건강과 안위를 부탁드리려 기도를 했다"고 말했다.

해돋이를 보지 못해 아쉽지는 않냐는 질문에 그는 "운이 좋으면 내려가다가 해를 또 볼 수 있는 것 아니겠나"라며 "구름이야 낄 수도 있는 거고, 마지막으로 기도하고 이제 따뜻한 국밥 한 그릇 가족들과 먹으려고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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