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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샷!] "며칠동안 주인 기다려"…제주항공 참사로 가족 잃은 '푸딩이'
기사 작성일 : 2025-01-02 15:00:36

구조된 푸딩이


[박소연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2

이승연 기자 =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이 마을로 오가는 차량을 지켜보고 있더라고요. 며칠 동안 주인을 기다린 것 같았어요."

동물권 단체 '케어'의 활동가 박소연(54) 씨는 2일 와의 통화에서 '푸딩이'를 처음 만났던 때를 떠올리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가족'을 잃은 반려견 푸딩이가 동물권 단체에 구조됐다.

박 활동가는 이틀 전 전남 영광군의 한 마을에서 쓸쓸히 떠돌던 푸딩이를 구조했다.

푸딩이는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 중 최고령자인 80세 A씨가 키우는 반려견이었다.

A씨는 가족 8명과 함께 팔순 축하 해외 여행을 떠났다가 돌아오지 못했다.


구조 당시의 푸딩이


[케어 유튜브 영상 캡처. DB 및 재판매 금지]

박 활동가는 참사 직후 온라인을 통해 A씨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홀로 남은 푸딩이와 관련한 다수의 제보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현장에 도착해보니 마을회관 앞에 강아지 한마리가 우두커니 앉아 차들이 들어오는 걸 보고 있었어요. 자세히 살펴보니 한쪽 눈에 점이 있는 게 딱 푸딩이라는 걸 알아봤죠. 마을에 돌아다니는 다른 개들은 사람을 피하거나 자기들끼리 놀았는데, 푸딩이 혼자만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이 가만히 앉아 있었습니다."

박 활동가는 "차에서 내리자 푸딩이가 곧장 반가운 듯이 달려왔지만 자기가 찾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는지 휙 도망갔다"며 "(가족이 맞는지) 확인하려고 바로 내려온 것을 보면 며칠 동안 주인을 기다린 것 같았다"고 했다.

푸딩이가 목줄 없이 방치되고 있던 점, 음식 잔반을 먹은 것으로 추정되는 점 등 위험하다고 판단한 활동가들은 푸딩이를 구조하기로 결정했다. 활동가들의 노력 끝에 푸딩이는 경계심을 풀고 함께 보호소로 향했다.

케어 측은 유족과 협의해 향후 보호자가 정해질 때까지 푸딩이를 임시 보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푸딩이는 건강 검진을 받았고 현재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박 활동가는 "동네에 풀어놓고 키우는 개들이 많았고, 푸딩이도 강아지가 먹으면 안 되는 김치, 닭뼈 같은 것을 먹은 듯 보였다"며 "향후 유족 중 보호자가 정해지면 자택 내 보호공간을 마련하는 등 상담을 진행한 뒤 돌려보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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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9명 가족잃은 '푸딩이' 동물단체가 구조…마을회관서 만난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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