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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가자의 비극…추위·굶주림에 신생아 사망 잇따라
기사 작성일 : 2025-01-07 22:00:58

29일 사망한 생후 4주 신생아 주마를 품에 안고 있는 아버지 모습


[로이터=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혜림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휴전 합의 타결이 지연되는 가운데 가자지구에서 추위와 영양실조로 인한 신생아 사망이 잇따르고 있다.

6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달 중순 이후 최근까지 가자지구에서 사망한 영아는 최소 7명으로 집계된다.

지난 달 20일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서는 아이샤 알카사스를 이름의 생후 3주 신생아가 숨을 거뒀다.

밤사이 기온이 뚝 떨어지고 동이 튼 뒤 가족이 얼음처럼 변한 채 숨진 아이샤를 발견했다.

아이샤의 엄마는 평소 제대로 음식을 먹지 못해 모유 수유에 어려움을 겪었고, 아이는 저체중이었다. 의료진은 아이샤가 영양실조와 추위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지난 달 29일에는 생후 4주가 된 쌍둥이 주마·알리 알바트란이 가자지구 중부 알아크사 순교자 병원에 실려 왔다. 주마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고, 알리는 겨우 숨을 쉬고 있었다.

의료진은 주마가 저체온증과 관련한 패혈성 쇼크로 숨졌다고 확인했다. 알리는 인공호흡기를 단 채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쌍둥이의 아버지는 아기들을 따뜻하게 해줄 옷과 담요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 밖에 지난 달 25일 칸유니스에서는 생후 3주 신생아 실라 알파시가 저체온증으로 사망했다.

최근 몇 주 동안 가자지구의 밤 기온은 영하 1도~영상 10도 사이로 떨어졌다. 지난주에는 폭우가 내리면서 텐트 1천500개 이상이 침수되는 피해도 발생했다.

국제 구호단체인 노르웨이난민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가을 기준으로 가자지구 피란처에 공급된 구호물자는 필요량의 23%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담당관인 에두아르드 베이그베데르는 최근 성명에서 "더 많은 어린이가 추위에 무방비한 상태로 비인도적인 환경에서 목숨을 잃는 비극적인 상황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국제구호활동가이자 소아과 의사인 존 칼러는 영아는 추위에 더욱 취약하다면서 추운 환경에 오래 노출될 시 저체온증으로 인한 대사 장애, 장기 손상 및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이의 시신을 들고 가는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


[로이터=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가자지구의 잇따른 영아 사망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이 장기간 공전하는 가운데 발생했다.

지난달에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이 90%까지 진척됐다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막판 쟁점이 돌출하면서 합의 타결이 지연되고 있다.

다만, 이스라엘 대표단이 며칠 내 협상이 마무리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는 현지 보도가 이날 나오는 등 일부 긍정적인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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