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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리조트서 사우디 돈줄 골프대회…더 커진 이해충돌 우려
기사 작성일 : 2025-01-08 12:01:00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회견에서 소개한 후사인 사즈와니 DAMAC CEO(오른쪽)


[AP . 재판매 및 DB 금지]

백나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7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대선 승리 후 두 번째 기자회견을 했다.

취임이 2주도 남지 않은 터라 이목이 집중된 회견이었다. 간단한 인사말로 회견을 시작한 트럼프 당선인은 갑자기 중동 사업가 후사인 사즈와니를 소개했다.

사즈와니가 조만간 미국에 200억 달러(29조원)를 들여 데이터센터를 짓기로 해 연방정부 차원의 환경영향평가가 신속하게 처리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몰려든 취재진 앞에서 사즈와니에게 소감을 밝힐 기회도 줬다.

언뜻 보면 중동 기업의 대미 투자를 성과로 내세우는 통상적인 장면 같지만 사즈와니는 트럼프 당선인과 연이 깊은 사업가라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지적했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소재 부동산 회사 DAMAC 최고경영자(CEO)인 사즈와니가 중동 지역에 첫 트럼프 골프 리조트를 지으며 트럼프재단과 인연을 맺었고, 지체되고 있기는 하지만 두번째 골프 리조트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같은 날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돈을 대는 LIV 골프는 올해 4월 토너먼트 대회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트럼프 당선인 소유 골프 리조트 '트럼프 내셔널 도럴'에서 열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에 입성해 대통령 직무를 수행하는 상황에서 사우디 정부의 자금이 트럼프 가족에게 흘러간다는 의미라고 NYT는 지적했다.

리조트에 거액의 개최비가 지급되는 것은 물론 골프 팬들의 숙박비 등으로 발생하는 부수적 이득도 있다. 대회 개최에 따른 리조트 인지도 상승의 효과도 생긴다.

역시 같은 날 트럼프재단의 주요 중동 사업파트너인 사우디 부동산 회사 다르 알 아르칸이 미국에서 진행할 첫 건설사업 계획을 공개했다. 이 회사는 사우디 제다와 두바이에 트럼프 이름을 붙인 고층빌딩 건설 계획을 밝힌 상태고 사우디 정부와 가까운 관계라고 NYT는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


[AP . 재판매 및 DB 금지]

트럼프 당선인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는 최근 중동에서 15억 달러(2조원)를 추가로 투자받았다. 2020년 백악관을 떠나 사모펀드 회사를 차린 쿠슈너가 끌어모은 자금만 45억 달러(6조5천억원)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이런 사례를 나열하며 "트럼프 가족의 사업이익과 트럼프 행정부가 겹치는 범위가 같은 날 드러났다. 2기 트럼프 행정부도, 이해충돌의 가능성도 얼마나 전례 없을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새 행정부가 출범도 하기 전에 연방정부의 업무와 트럼프 가족 사업의 경계가 불분명해지는 일이 거듭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영리 기구 '캠페인 리걸 센터'의 아다브 노티 사무총장은 "1기 때는 트럼프 행정부 내에 트럼프의 정부와 사업이 뒤섞일 가능성에 대한 어느 정도의 우려가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우려도 없다. 고삐가 풀린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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