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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령에 여객기 참사까지'…광주·전남 여행업체 피해 속출
기사 작성일 : 2025-01-12 08:00:32

활주로 폐쇄된 무안공항 활주로


(무안= 정다움 기자 =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3일째인 10일 낮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 눈이 쌓여있다. 2025.1.10

(광주·무안= 형민우 장덕종 기자 = "겨울방학을 맞아 가족 단위 여행객들의 예약이 많았는데 모두 취소됐습니다."

전남 목포의 한 여행사 대표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근황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한숨부터 내쉬었다.

무안국제공항이 개항 17년 만에 지난해 12월부터 데일리 정기노선을 도입하면서 동남아, 일본, 중국, 대만 등 9개국 18개 국제선을 운영하면서 여행업계에 활기가 돈 것도 잠시였다.

12월 3일 비상 계엄령 선포에 이어 29일에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하면서 예약이 취소되거나 여행 상품 자체가 사라졌다.

12일 전남도에 따르면 1월 한 달간 전남 670개 여행사가 판매했던 여행상품 927건 가운데 96%인 891건이 취소됐다.

여행객 기준으로는 8천167명 가운데 7천703명에 해당한다.

광주관광협회에 등록된 광주 110여개 여행사가 판매한 여행상품 1천200건은 모두 취소됐다.

이들 상품은 3월까지 무안공항을 이용해 동남아, 일본 등으로 가는 패키지 상품이다.

평상시 취소율은 5∼10% 정도였는데 참사 여파로 무안공항이 폐쇄되고 이용을 기피하는 심리도 확산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확한 피해 규모는 판매한 상품 가격이 달라 산출이 어렵지만, 겨울방학과 설 연휴 등 성수기를 맞은 여행사들의 피해는 막대할 것으로 보인다.

한 여행사 대표는 "작년보다 노선이나 비행 편수가 크게 늘어 본격적인 방학이 시작된 1월부터 예약이 많이 들어왔었다"며 "계엄령 발표 이후 모임이나 단체 여행이 취소됐고, 여객기 참사로 무안공항에서 나가는 여행은 모두 취소됐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지난달 비상계엄 이후 침체한 전남 관광시장을 회복하고 민생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여행사 홍보 마케팅비를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도비 10억원, 시군비 10억원 등 20억원을 투입해 여행사 1곳당 300만원의 홍보 마케팅비를 지원한다.

홍보 마케팅비는 홈페이지, SNS 제작, 현수막·배너·전단 등 광고물 제작, 홍보 물품 제작 등에 쓰일 예정이다.

전남도는 또 시군과 함께 조성한 관광 진흥기금 지원액을 연 120억원에서 16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1% 이자로 지원하는 운영자금이 업체당 3억원에서 4억원으로 확대된다.

기존에 진흥기금을 지원받은 업체에도 거치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두배 늘려줄 방침이다.

전남도는 전남관광재단, 전남관광협회 등과 관광산업 대책 종합 상황반을 운영하고 지역 관광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광주시도 다음 주부터 광주관광공사를 통해 취소, 피해 상황을 접수하고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시는 여행사 운영자금 지원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무안공항에 국제선이 정기적으로 운항하면서 지역 관광업도 활성화될 것을 기대했는데 예기치 못한 사고로 지역 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정부에 경영안정 자금 지원을 건의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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