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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퀄컴에서 CDMA 기술료 받아낸 정선종 전 ETRI 원장 별세
기사 작성일 : 2025-01-12 17:01:11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유튜브 캡처]

이충원 기자 = 무궁화위성 발사에 기여하고, 국제 중재재판 끝에 미국 퀄컴사로부터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기술료'를 받아낸 정선종(鄭善鐘) 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이 지난 11일 오후 9시20분께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전했다. 향년 82세.

광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미 펜실베이니아주립대에서 전자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 항공우주국(NASA) 휴스턴기지 우주왕복선 텔레메트리 시험팀에서 근무하다 귀국, 1983년 한국전기통신연구소(현 ETRI) 데이터통신 연구실장을 시작으로 ETRI와 인연을 맺었다.

고인이 ETRI에서 한 일은 한국통신(KT)의 아날로그 전화망을 디지털망으로 바꾸는 연구였다. ISDN연구부장을 맡기도했다. 2021년 ETRI 45주년 기념 인터뷰에서 "컴퓨터 전문가로서 전화망을 디지털망으로 바꾸는 연구를 하려고 ETRI에 입소했다"며 "컴퓨터통신이 뭔지 설명하러 다니는 게 주된 일과였다"고 말했다.

1988년 체신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첫 방송위성 발사 계획을 확정하자 고인은 ETRI 무궁화위성 사업단장을 맡아 1995년 무궁화 1호 발사에 공헌했다.

1998∼2001년 ETRI 원장으로 일했다. 원장으로 있을 때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를 맞아 구조조정을 통해 젊은 연구자를 채용하는 데 주력했다.

1998년 ETRI 연구원으로 들어가 2년간 고인과 함께 일한 정재용 카이스트 기술경영학부 교수는 "ETRI가 (선진국 기술) '추격형'에서 '선도형'으로 변신하는 데 필요한 일을 단호하게 이끄신 분"이라고 말했다.

이때 ETRI는 비동기식 IMT-2000 시스템 개발에 성공, 세계를 하나의 통화권으로 만듦으로써 삼성, LG 등의 해외 휴대전화 수출에 기여했다. 또 1998년 CDMA 기술 공동 개발사인 퀄컴사가 CDMA 기술료(로열티) 분배금에 관한 계약을 어겼다며 국제상사중재위원회(ICC)에 제소, 2000년 12월6일 승소 판정을 받은 끝에 1억 달러의 기술료 분배금을 챙기는 데 성공했다.

정 교수는 "국회 국정감사에서 퀄컴의 기술료 분배금 문제를 제기한 것은 김형오 의원이었지만, 소송을 국내 법원이 아니라 외국(ICC)에 낸 것은 고인의 결정이었다"고 회상했다.

유족은 부인 최영심씨와 아들 정동욱씨, 며느리 장선옥씨 등이 있다. 빈소는 여의도성모병원 장례식장 7호실, 발인 14일 오전 9시, 장지 흑석동성당 평화쉼터. ☎ 02-3779-1526

※ 부고 게재 문의는 팩스 02-398-3111, 전화 02-398-3000, 카톡 okjebo, 이메일 유족 연락처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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