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digital

트럼프 2기에도 '中압박' 쿼드 안보체제 강화 전망
기사 작성일 : 2025-01-13 14:00:5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A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우탁 기자 = 2002년 9월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당시 딕 체니 미국 부통령,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 압둘 칼람 인도 총리, 존 하워드 호주 총리가 회동했다.

4개국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경제와 군사적인 연대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정기적인 회담을 갖기로 했다.

4개국은 2007년 처음으로 '4자 안보대화(quadrilateral security dialogue)'를 개최했다.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 미국의 딕 체니 부통령, 오스트레일리아의 존 하워드 총리, 인도의 만모한 싱 총리의 4개국의 지도자들의 만남을 쿼드 안보체제의 공식 출범으로 본다. 이 대화의 앞 글자를 따 흔히 '쿼드(Quad)'라 부르게 됐다.

쿼드는 이후 9년간 열리지 않다가 2017년 부활했다. 그해 11월 10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된 아세안 정상회담에 미국과 인도, 호주와 일본 4개국 정상들이 참석해 중국의 남중국해에 대한 영향력 확대 등에 우려를 표명하면서 쿼드를 다시 열기로 한 것이다.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는 중국의 부상이 쿼드를 부활시킨 셈이다.

4개국은 모두 민주주의 국가이자 친서방 진영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데, 쿼드의 세부 의제로 해양 안보 증진과 사이버 보안 협력 강화, 테러리즘 대응 공조 체제 구축 등을 다뤘다. 핵심 사안은 단연 '항행의 자유' 보장이라 할 수 있다.

쿼드 가운데 미국과 인도, 일본은 매년 합동 해상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이 훈련은 미국과 인도의 주도로 1992년부터 시작돼 주로 인도양이나 아라비아해 등에서 열려왔는데 일본이 2015년부터 참여하면서 그 성격과 규모가 변화했다.

특히 2020년 8월 31일 화상으로 열린 '미국·인도 전략적 파트너십 포럼'에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이 '쿼드'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 같은 다자 안보 동맹으로 공식기구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래픽] 대중 견제 협력체 현황


박영석 기자 =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그해 10월 도쿄에서 열린 4개국 외무장관 회담에서 '쿼드 플러스' 구상을 제안해 주목을 끌었다. 추가로 영입하려는 국가는 한국과 베트남, 뉴질랜드 등이다.

2021년 3월 12일 최초로 쿼드 4개국 정상회담이 열려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중국은 쿼드의 움직임에 '분열조장 행위'라며 강력 반발했다.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의 실현을 위해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으로서는 쿼드가 걸림돌이라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취임 직후인 오는 21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쿼드 외교장관 회의를 개최하는 방향으로 회원국들이 조율하고 있다고 교도통신이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13일 보도했다.

트럼프 2기에도 '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의 정책이 강력히 추진될 것이며, 쿼드 회원국들도 이에 뜻을 같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행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조 바이든 행정부와 달리 동맹 보다는 중국에 대한 경제적 압박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전망을 해왔다.

그러나 이번 쿼드 외교장관 회의가 트럼프 취임 다음날 워싱턴에서 열리는 것은 트럼프의 아시아 안보전략의 흐름을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7월 도쿄서 공동기자회견 개최 중인 '쿼드' 회원국 외교장관들


[로이터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이번 쿼드 외교장관회의에 이어 쿼드 정상회담도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제일주의'를 주창하며 패권도전국 중국을 압박하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2기 취임식 직후부터 미국과 중국간 신경전이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쿼드 회원국 확대의 핵심 대상국인 한국에도 그 여파가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