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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 美대사, 트럼프 그린란드 야욕에 '中과 싸움서 위험' 경고
기사 작성일 : 2025-01-15 19:01:00

이임하는 니컬러스 번스 주중 미국 대사


[EPA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권수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백악관 복귀로 미중 무역갈등이 격화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 물러나는 니컬러스 번스(68) 주중 미국 대사가 트럼프 당선인의 '그린란드 매입 구상'이 중국과의 싸움에서 미국을 위태롭게 한다고 경고했다.

번스 대사는 15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트럼프 당선인이 덴마크 자치령인 그란란드를 매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동맹국 주권을 위협하는 행위로, 중국, 러시아 등 적대국과의 싸움에서 미국 능력을 약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 중국 공산당 지도부, 이란, 베네수엘라 등 우리가 지지하는 국제질서를 흩뜨리려는 국가들과 마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업적 중 하나는 국가의 국경은 신성불가침이라는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질서다. 미국은 그 질서 확립을 도왔고 국경의 불가침성을 인정했다"며 "우리가 주권, 특히 동맹국 주권 존중을 실천할 때 푸틴과 중국을 향한 우리의 메시지는 매우 강력하고 신뢰할 수 있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캐나다나 덴마크 국민을 모욕하고 무례하게 대하는 것은 결코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번스 대사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과의 관계를 안정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하면서도, 향후 양국 미래에는 깊은 우려를 표했다.

그는 "세계의 미래와 관련된 많은 주요 이슈에서 두 경제·군사 대국의 뜻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에 항상 걱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빌 클린턴 전 행정부에서 국무부 대변인과 그리스 대사를, 조지 W. 부시 전 행정부에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대사와 국무부 정무차관을 지낸 정통 외교관인 번스 대사는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유지하던 2022년 3월 베이징에 도착해 3주간 호텔 격리 생활을 거쳐 임기를 시작했다.

이후 2022년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과 그에 항의한 중국의 대규모 대만 포위훈련 등 여러 고비가 있었다.

하지만 최대 위기는 2023년 초 미국이 자국 영공으로 들어온 중국의 '정찰 풍선'을 격추한 뒤 양국 간 대화가 대부분 단절됐을 때였다고 번스 대사는 돌아봤다. 그는 당시를 "가장 긴장된 순간"이었다고 표현했다.

번스 대사는 또한 중국 정부가 주중 미국 대사관이 주최하는 행사에 중국인이 참석하는 것을 방해하는 등 간섭 행위가 갈수록 심해졌다고 언급했다.

그는 "10∼15년 전쯤의 내 전임자는 대부분 시간을 중국과 긍정적인 방식으로 관계를 맺는 데에 쓰고 경쟁적인 부분은 작았겠지만 나는 그 반대였다. 나는 내 시간의 80% 정도를 경쟁하는 데에 쓰고 나머지 20%를 긍정적 관계에 할애했다"고 말했다.

번스 대사는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 단속과 관련해서는 중국과 협력하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접근을 옹호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산 원료로 만들어지는 펜타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중국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이다.

번스 대사는 추가 관세 등 제제 시 "그들(중국)은 모든 협력을 철회할 것이다. 그들은 이 점을 매우 분명히 했다"며 "우리가 얻는 것이 있으므로 그들과 계속 함께 일하는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왼쪽)과 니컬러스 번스 주중 미국 대사


[EPA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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