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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 '김 양식' 늘려 어민 비상…안팔린 물김 1천200t 버려져
기사 작성일 : 2025-01-19 07:01:17

김 양식장


[전남도 제공.재판매 및 DB금지]

김윤구 기자 = 최근 마른김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지만 원료인 물김은 올해 생산량이 25%나 늘면서 전남에서만 1천200t(톤) 넘게 바다에 버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김 수출 수요가 늘어 공급이 부족해지자 해양수산부가 신규 양식을 확대해 2025년산 김 생산 면적이 증가한 이후 복합적 요인으로 인해 넘쳐나는 물김이 문제로 떠올랐다.

19일 수협중앙회 집계에 따르면 김 최대 산지인 전남에서 일부 지역은 경매에서 유찰돼 폐기되는 물김이 위판량의 10%에 가깝다. 과잉 생산된 물김이 버려지는 지역은 점점 늘고 있다.

지난해 전국 위판액 1위 진도군 수협에서는 올해 들어 지난 17일까지 폐기량이 1천10t으로 위판량(1만2천564t)의 8%에 이른다.

진도군수협 관계자는 와 통화에서 "가공공장은 적은데 물김 생산이 어마어마하게 많다 보니 폐기하는 물김이 나온다. 물김은 생물이라 놔둘 수도 없고 그날그날 없애야 한다"면서 "진도에서만 하루에 배 다섯 척 정도는 바다에 버린다"고 말했다.

고흥군과 해남군에서도 며칠 전부터 물김이 폐기되기 시작했다. 고흥에서는 49t이 폐기됐으며 해남에서는 167t이 버려졌다.

고흥군에서는 홀짝제로 생산량을 일시적으로 줄이기도 했다.


마른김 한장에 150원 돌파…치솟는 수산물 가격


서대연 기자 = 마른김 평균 소매가격이 한장당 150원을 넘는 등 수산물 가격이 치솟는 가운데 13일 서울 시내 한 전통시장에 마른김 묶음이 놓여있다. 1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가격정보 사이트에 따르면 마른김(중품) 10장 평균 소매가격은 지난 10일 기준 1천562원이다. 2025.1.13

전국 수협의 물김 위판 중량은 지난 1∼15일 보름간 7만9천336t으로 작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다.

하지만 ㎏당 위판 금액은 874원으로 작년 동기(1천604원) 대비 45% 하락했다. 전체 위판 금액은 693억원으로 1년 전보다 300억원 넘게 줄었다.

특히 지난 11∼15일만 놓고 보면 ㎏당 위판 금액은 635원에 불과하다.

참김(일반김)이 본격적으로 출하된 지난달에도 물김 생산량이 작년 동기 대비 많았지만, 이달 들어 생산 과잉 문제가 두드러지고 있다.

김 양식 어민들은 물김 가격 하락에 한숨을 내쉬고 있다.

신안군에서 8년째 김을 양식하는 한 어민은 "작년에는 1월에 물김이 귀해 한 망에 20만원대까지 갔는데 올해는 4만∼5만원밖에 안 된다"면서 "생산량이 많아지기도 했지만, 가격이 터무니 없이 떨어져 생산비도 못 건진다"고 하소연했다.

설 명절을 앞두고 마른김 소매가격은 여전히 작년의 1.5배 수준으로 높아 햇김이 생산되기 시작하는 지난해 10월부터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는 강도형 해수부 장관의 전망이 엇나간 상황이다.

하지만 마른김의 원료인 물김이 제값을 받지 못한다는 점을 놓고 양식 어민들은 가공업체가 지나친 이윤을 남기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기도 한다.


최강 한파에도 김 수확 한창


(홍성= 올겨울 가장 추운 날씨를 보인 10일 충남 홍성군 남당항 김 양식장에서 김 수확이 이뤄지고 있다. 2024.1.10 [홍성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년산 김 생산량이 늘어난 가장 큰 이유로는 작황이 꼽힌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시설량이 증가했으며 수온 등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작황이 양호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단위 시설당(1책당) 생산량은 전년 동기보다 27% 늘었다.

전창우 전남도 친환경수산과장도 "연말부터 1월까지 날씨가 좋고 김 성장에 좋은 수온이 유지돼 김이 잘 자라 생산량이 20% 늘었다"고 말했다.

양식 어민들은 해수부가 지난해 '김값이 금값'이라는 지적에 밥상 물가를 관리하기 위해 양식 면적을 늘린 것도 생산 과잉의 이유라고 지적한다.

해수부는 축구장 3천800개에 해당하는 신규 양식장 2천700㏊(헥타르·1㏊는 1만㎡)를 허가했다.

이에 대해 송명달 해수부 차관은 "작년에 지방자치단체의 신규 면허 확대 요청이 많았는데 전문기관 분석을 통해 수출과 내수를 감안해 2천700㏊를 늘린 것"이라면서 "생산량은 불확실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해수부는 지난해 4월 김 수급 안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채소·과일처럼 계약재배로 김 수급을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계약재배를 도입하지 않았다.

불법 양식 물량도 늘어났지만,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김 가격이 치솟자 무면허 양식이나 면허 범위를 초과하는 양식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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