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흠 기자 = 지난주 국내 증시는 불안한 금융 환경을 둘러싼 경제 지표들이 엇갈리게 나타났음에도 코스피 2,520선을 넘어 또다시 상승했다.
이전 주말 미국 고용 지표가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추가 상승한 금리에 위축됐으나, 이후 경계했던 물가 지표가 둔화세를 보이자 반등에 나서는 등 전약후강 흐름을 보였다.
금주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맞아 재차 커질 수 있는 정책 불확실성에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있는 등 외부 변동성이 지수 상단을 제한할 수 있다.
반면 새해 증시를 지지한 외국인 복귀를 낙관하는 전망과 함께, 올해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기대감이 계속해서 코스피의 반등세를 이끌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코스피 2,520대서 약보합 마감
이진욱 기자 = 1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2,520대에서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3.94포인트(0.16%) 내린 2,523.55로 집계됐다. 2025.1.17
19일 연합인포맥스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7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7.77포인트(0.30%) 오른 2,523.55를 기록하며 4주 연속 상승에 성공했다. 이는 지난해 6월 첫째 주부터 5주 연속 상승한 이후 반 년 만에 최장 기록이다.
지수는 미국 12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시장 예상을 크게 뛰어넘자 금리인하 사이클이 끝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등 위험선호 심리가 크게 위축되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그러나 주중 공개된 미 생산자·소비자 물가가 연이어 둔화세를 보이고 치솟았던 금리와 달러화가 하락세로 돌아서자 고비를 넘겼다는 안도감이 유입되면서 주초 낙폭을 만회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충돌 없이 집행되는 등 국내 정치 불안도 완화한 결과 투자심리가 한층 안정됐다.
지난주(13~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7천189억원 규모 순매도를 기록, 앞서 19주 연속 순매도를 끊은 매수세가 한 주를 넘기지 못했다.
기관도 3천727억원 규모로 2주 연속 순매도였고, 개인은 8천816억원 규모로 4주 만에 순매수로 전환했다.
업종별로는 조선과 전력기기가 상승한 기계/장비(4.05%)를 비롯해 종이/목재(2.87%), 화학(2.41%), 섬유/의류(2.28%) 등이 강세였고, 건설(-2.52%), 의료/정밀기기(-2.37%), 음식료/담배(-2.08%), 금속(-1.41%) 등은 약세였다.
코스닥 지수는 전주보다 6.80포인트(0.94%) 오른 724.69로 3주 연속 상승했다.
[그래픽] 트럼프 취임 당일 행정명령 시행 전망
김영은 기자 = 11·5 대선에서 4년만에 재집권에 성공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정권을 인수하고 국정을 대전환하기 위한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취임(내년 1월 20일)을 앞두고 부처별 업무 현황을 파악하고 재집권 이후 시행할 우선적 과제를 선정하는 한편 이를 집행할 약 4천명의 정부 주요 인사를 임명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X(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금주 증시는 오는 20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맞아 변동성 주의보가 내려졌다.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은 취임 첫날 멕시코와 캐나다를 대상으로 25%의 관세를 부과하기 위한 행정 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인이 관세 부과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할 경우 단기적으로 주가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이 1,450원대로 내려오는 등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안심하기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금리 상단이 제한됐으나 트럼프 취임 직후 불확실성이 금리 하단 또한 제한하고 있다"며 "2월까지는 추세적 자금 유입보다는 변동성이 큰 국면이 전개될 수 있다"고 짚었다.
오는 24일 예정된 일본은행(BOJ)의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
지난해 8월 증시 대폭락도 일본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자금 유출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 바 있어 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음 주 설 연휴 휴장과 함께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예정된 데 따른 경계심 유입 가능성도 있다.
SEDEX 2024 SK하이닉스 부스의 모습
[ 자료사진]
그러나 국내 증시를 억눌러 온 외국인 수급과 반도체 주가가 올해 들어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8천억원이 넘는 순매수세를 기록 중고, SK하이닉스[000660]는 6개월 만에 21만원대를 회복했다.
TSMC는 올해 설비투자액으로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도는 380억~420억달러를 제시하며 투자 확대 기조를 재확인했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환율 진정과 함께 성장주를 중심으로 한 외국인 순매수세가 금주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AI 투자 확대의 수혜가 기대되는 반도체, 전력기계 등에 추가적 상승 모멘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예고한 보편 관세도 실제로는 점진적으로 추진될 것이라는 보도와 함께, 취임 직후 행정명령이 관세보다는 국경과 이민자 추방 등 국내 정책 위주일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지난주 말(18일) 뉴욕 증시도 새 정부의 친기업 정책에 대한 기대감, 트럼프 당선인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통화에 따른 양국 갈등 완화 전망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선반영한 불안 심리가 트럼프 취임 이후 오히려 불확실성 완화 및 안도심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NH투자증권은 금주 코스피 전망치를 2,440∼2,570으로 제시했다.
금주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일정(한국 기준)은 다음과 같다.
▲ 20일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중국 1월 대출우대금리(LPR) 결정
▲ 21일 한국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 한국 1월 1~20일 수출입
▲ 22일 한국 1월 소비자심리지수
▲ 23일 미국 12월 컨퍼런스보드 선행지수, 한국 4분기 국내총생산(GDP)
▲ 24일 미국 1월 S&P글로벌 제조업·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일본 1월 일본은행(BOJ) 금융정책결정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