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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취임] "모독의 서막" "낙관적 희망 메시지"…美언론 평가 엇갈려
기사 작성일 : 2025-01-21 23:01:00


취임식에서 발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고동욱 기자 = 20일(현지시간) 하루에만 100건 가까운 행정명령을 내놓으며 대격변을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첫날을 두고 미국 언론 사이에서도 우려와 기대가 교차했다.

법질서를 무시하고 민주주의의 근간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경고와, 적대감이 가득하던 8년 전과 달리 낙관적 희망과 실행 계획을 보여줬다는 긍정적 평가가 동시에 나왔다.

진보 성향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모독의 서막'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2021년 1월 6일 의사당 폭동 사태를 일으킨 지지자들을 대거 사면한 것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NYT는 "대규모 사면은 사법 체계에 대한 조롱"이라며 "헌법에 따른 신성한 정권 교체를 방해하려고 폭력을 쓰는 것이 합법적이고 폭도들은 아무 죄가 없다고 선포하는 격"이라고 평했다.

신문은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차남 헌터 등에 대한 사면과도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라며 "미국 역사를 거짓으로 새로 쓰고, 민주주의의 근간을 무너뜨린 범죄를 은폐하려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이름으로 범죄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그들을 풀어줌으로써 재범의 길을 열어줬다"고 비판했다.



서명한 행정명령을 보여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멕시코 국경지대 비상사태 선포와 불법 이민자 자녀의 시민권 제한 등 반이민 정책, 성별 다양성 장려 정책 폐기 등을 문제 삼았다.

WP는 사설에서 "미국의 힘은 영토가 아닌 아이디어의 정복을 통해, 독창성과 혁신을 통해 이뤄졌다"며 "(트럼프가 내놓은) 이런 정책은 이민자와 가족들만이 아니라 미국 경제를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정책들이 미국 수정헌법과 배치되거나 멕시코의 협조가 필요하고, 공화당에 정치적으로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성공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WP는 "트럼프의 권력은 어느 때보다 강하고 민주당은 막을 힘이 없지만, 미국인들이 새 대통령의 정책이 내놓을 결과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며 "누구도 경제 불안이나 정치적 양극화의 심화를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에 보수 성향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미국인이 환영할 만한 낙관적이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내놓았다"며 "그대로 이뤄진다면 그는 4년 뒤 성공적으로 집무실을 떠나게 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WSJ은 특히 취임사에 분열의 메시지보다는 더 나은 미래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나타났다는 점에서 "(극우 책사인) 스티브 배넌보다는 일론 머스크에 가까웠다"고 촌평했다.

아울러 "첫 임기와 달리 그는 무엇을, 어떻게 할지 굳건한 생각을 가진 것이 분명해 보인다"며 "취임사대로라면 미국 민주주의의 위기는 우려보다 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보수 성향의 라디오 진행자인 휴 휴잇은 폭스뉴스 온라인판 기고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사는 '미국의 황금시대' 연설로 기억돼야 한다"며 "미국의 애국심이 전면적으로 돌아왔다. 브라보"라고 극찬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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