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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AI '딥시크' 충격…美 실리콘밸리 "전쟁"·"AI의 스푸트니크"
기사 작성일 : 2025-01-28 05:01:00

오픈AI와 딥시크 로고


[로이터=. 재판매 및 DB 금지]

(로스앤젤레스= 임미나 특파원 = 중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내놓은 AI 모델 'R1'이 뛰어난 성능으로 미국을 뒤흔들면서 그 중심에 있는 실리콘밸리가 충격에 빠졌다.

그동안 AI 개발 경쟁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으며 경쟁해온 빅테크 기업들은 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대응 방안을 찾는 데 분주한 모습이다.

정보기술(IT)매체 디인포메이션은 27일(현지시간)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가 딥시크의 기술을 분석하기 위한 '워룸'(war room) 4개를 AI 부서 내에 설치하고 딥시크가 어떻게 AI 훈련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었는지, 어떤 데이터를 사용했는지 등을 알아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메타는 딥시크로 인해 촉발된 지금의 상황을 AI 업계의 지각 변동을 일으킬 '전쟁' 또는 전시 체제에 준하는 상황으로 본 것이다.

메타의 경우 딥시크처럼 오픈소스로 AI 언어 모델을 공개해 왔다는 점에서 딥시크의 등장을 가장 큰 위협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AI 데이터 기업 스케일AI의 알렉산더 왕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미 경제매체 CNBC와 인터뷰에서 딥시크의 AI 모델이 "지구를 뒤흔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발견한 것은 딥시크의 성능이 최고이거나 미국의 최고 모델과 거의 동등하다는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 간의 AI 경쟁이 "AI 전쟁"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최대 투자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딥시크의 새로운 모델을 보면 추론 연산을 수행하는 오픈소스 모델을 정말 효과적으로 만들면서 슈퍼 컴퓨팅 효율성도 뛰어나다는 점에서 엄청나게 인상적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중국의 이런 개발을 매우,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는 딥시크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채 엑스(X·옛 트위터)에 나폴레옹의 말을 인용해 "혁명은 만들어질 수도, 멈출 수도 없다"며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그것의 여러 자식 중 하나가 승리를 통해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썼다.

업계에서는 딥시크의 부상을 미국과 중국 간의 AI 개발 경쟁이 본격화한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특히 중국 기업들의 AI 개발은 실리콘밸리의 거대 기업들과 비교해 훨씬 적은 자본을 들여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미국을 위협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 정부가 중국에 AI 칩 수출을 강도 높게 제한하면서 견제했는데도 이를 뚫고 오히려 더 저렴한 칩을 써 비용 효율성을 달성해 미국을 놀라게 했다.

딥시크의 AI 모델 개발에 정확히 얼마의 비용이 들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월가 투자회사 제프리의 애널리스트들은 딥시크의 최근 버전의 경우 "훈련 비용이 560만 달러(약 80억5천만원)에 불과하다"고 추정하면서 "이는 메타가 라마에 쓴 비용의 10%도 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런 추정치는 엔비디아의 칩 'H800'을 시간당 2달러에 빌린다고 가정해 계산한 수치다.

이런 수치가 정확하지 않다고 해도 딥시크가 오픈AI나 앤스로픽, 구글 등의 경쟁 모델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AI 모델을 개발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게다가 AI 분야에서 미국을 추격 중인 중국 기업은 딥시크뿐만이 아니다.

CNBC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저명한 AI 연구자인 리카이푸 전 구글차이나 사장은 자신이 설립한 스타트업 01.AI의 거대언어모델(LLM)을 훈련하는 데 300만달러(약 43억원)밖에 들지 않았다고 작년 11월 밝혔다.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도 지난 22일 자사의 AI 모델이 주요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오픈AI의 o1을 능가하는 성능을 보인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실리콘밸리의 유명 벤처 캐피털리스트 마크 앤드리슨은 엑스에서 과거 냉전 시대 옛 소련이 세계 최초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쏘아 올려 우주개발 경쟁을 촉발한 것을 언급하며 딥시크 돌풍이 "AI의 스푸트니크와 같은 순간"이라고 말했다.

월가의 시장전략가 폴 놀테는 "지금이 '스푸트니크 같은 순간'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이 업계에서 유일한 주자가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일깨워 주는 신호"라며 "많은 투자자가 AI 기업을 다른 방식으로 바라봐야 한다. 시장을 독점했다고 생각해 관련 주식들을 매우 높게 평가하는 것은 큰 실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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