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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묘·외출 대신 '방콕'…대설특보 광주·전남서 바뀐 명절나기
기사 작성일 : 2025-01-29 12:01:12

썰렁한 광주 상무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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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정다움 기자 = "날씨도 쌀쌀하고 눈도 많이 내려 성묘는 일찌감치 포기했네요. 올해는 엉덩이 따신 집 안에서 가족들끼리 떡국 한 그릇 먹으며 시간 보내려고요."

밤낮을 가리지 않은 눈이 사흘째 내리며 대설특보가 발효된 29일 오전 광주 서구 상무지구 일대.

교차로마다 음식점과 카페가 한데 모여 있어 지역을 대표하는 번화가 중 한 곳으로 꼽히지만, 설 대목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한산한 모습이었다.

인파로 북적였던 예년과는 다르게 오가는 이는 없고, 새벽 내내 내린 눈만 인도·차도를 구분 짓지 않고 쌓여있어 썰렁함을 더했다.

궂은 날씨에도 영업 준비를 마쳐 문을 연 음식점에도 빈자리만 가득했고, 일부 음식점 출입문에 붙은 '연휴 기간 장사 안 합니다'는 안내문만이 눈보라에 너풀거리며 적막감마저 들었다.

도로가 통제되거나 마비될 정도로 많은 눈이 내린 것은 아니지만, 시민들은 저마다의 이유를 들어 성묘 대신 실내에서 설을 보내기로 했다.

광주 서구 치평동에 사는 정모(49) 씨는 같은 지역에 사는 부친·동생 부부를 집으로 초대해 간소하게 설 차례상을 준비했다.

여느 해 설 같았으면 차례를 마친 뒤 영락공원으로 다 함께 이동해 성묘도 지냈을 터지만, 눈이 쌓인 올해는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미루기로 결정했다.

정씨는 "올해 설은 떡국만 먹고 각자 집에서 지내기로 했다"며 "눈이 그치는 주말에 날씨가 풀리면 오늘 못한 성묘를 다녀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산한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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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가 고향인 박모(37) 씨도 성묘나 가족 여행으로 연휴를 보내기보단 집에서 자녀들과 '방콕 생활'을 이어가기로 했다.

박씨는 "명절 연휴가 길어서 근교 여행이라도 다녀올까 했다"며 "하지만 갑자기 추워지고 눈도 내려 외출은 고사하고 자녀들과 집에서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고 전했다.

광주 영락공원 관계자도 "구체적으로 수를 집계하지는 않지만, 눈으로만 봐도 방문객들이 확연히 줄었다"며 "눈발이 흩날리고 바람이 강하게 부는 영향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설주의보가 발효된 광주·전남 지역에는 지난 27일 밤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해 이날 오전 기준 15㎝ 안팎의 적설량을 기록 중이다.

사흘간 이어지는 눈은 3∼10㎝ 더 내린 뒤 이날 오후부터 차차 그칠 것으로 예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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