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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1면에"…伊총리, 전범 송환 수사에 '국익 훼손' 주장
기사 작성일 : 2025-02-01 00:00:56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로이터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로마= 신창용 특파원 =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리비아 전쟁범죄 혐의자를 석방하고 송환한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국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31일(현지시간) 안사(ASNA),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멜로니 총리는 전날 밀라노에서 열린 한 행사에 화상으로 참석해 "누구라도 나와 같은 입장이라면 낙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을 겨냥한 검찰 수사가 영국 유력지 파이낸셜타임스(FT) 1면에 실렸다면서 "이번 일은 무엇보다도 국가에 피해를 주고 있다. 그 점이 솔직히 나를 조금 미치게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수사가 이탈리아의 국제적인 신뢰도와 평판을 훼손해 외국인 투자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노르웨이 연기금이 이탈리아 국채를 80억유로(약 12조원) 이상 매입한 상황에서 이번 사건으로 이 연기금이 더 많은 국채를 구매할지, 아니면 기존 투자금을 회수할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멜로니 총리는 리비아의 고위 사법경찰인 오사마 나짐(일명 알나스리)의 석방·송환과 관련해 범죄를 방조하고 공공자금을 부당하게 사용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전쟁범죄와 반인륜적 범죄, 성폭행, 살인 혐의를 받는 나짐은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발부한 체포 영장에 따라 지난 19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체포됐으나 체포 절차가 적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틀 뒤 석방된 뒤 이탈리아 정부 전용기를 타고 리비아로 송환됐다.

일각에서는 이탈리아 정부가 리비아와 밀접한 관계라는 점 때문에 이번 송환이 단순한 절차상 실수가 아닐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고발을 접수한 로마 검찰청은 멜로니 총리를 비롯해 카를로 노르디오 법무부 장관, 마테오 피안테도시 내무부 장관, 알프레도 만토바노 국가안보 담당 내각 비서관 등 총리와 각료에게 수사를 통보했다고 안사 통신은 전했다.

이탈리아는 검찰이 행정부가 아닌 사법부 산하여서 정부 고위 인사에 대해 정치적 압력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수사할 수 있다.

다만 수사선상에 오른 멜로니 총리를 비롯해 정부 고위 인사들이 법정에 설 가능성은 작다. 이탈리아에서는 고위 공직자에 대한 재판을 개시하려면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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