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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크라, '민간인 피란' 쿠르스크 학교 폭격 책임 공방(종합)
기사 작성일 : 2025-02-03 01:00:57

쿠르스크 파괴된 건물


[로이터 .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모스크바= 황철환 기자 최인영 특파원 = 우크라이나군이 장악한 러시아 접경지 쿠르스크주에서 민간인이 모여 있던 기숙학교가 공격당해 인명피해가 났다. 이를 두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책임 공방이 벌어졌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2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전날 쿠르스크 수자의 한 기숙학교에 대한 폭격이 우크라이나가 자행한 '테러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지속적이고 무책임하게 우크라이나 정권에 무기를 제공하고 잔인한 범죄 행위를 돕는 모든 국가는 수자 학교에 대한 테러 공격에 책임이 있다"며 "이를 포함해 우크라이나 범죄의 모든 조직자와 가해자는 법의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위기 해결에 관심 있는 국가와 국제기구들이 이러한 범죄를 비난하고 우크라이나 정부와 거리를 둬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군이 2월 1일 수자의 한 기숙학교를 겨냥해 미사일을 발사하는 또 다른 전쟁범죄를 저질렀다"며 우크라이나군이 우크라이나 수미에서 수자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 러시아 방공망에 기록됐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수사기관은 우크라이나 사령관을 공격의 배후로 지목하고 그에 대한 수사를 개시했다고 발표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이 쿠르스크 기숙학교에 폭탄을 투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무너진 학교 잔해 속에 서 있는 남성의 모습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엑스 계정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러시아군이 이날 쿠르스크주 수자의 한 기숙학교를 폭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 영토인 쿠르스크 수자에서 피란을 준비 중이던 민간인 수십명이 있던 기숙학교가 러시아 항공 폭탄에 파괴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건 수십 년 전 체첸에서 러시아가 전쟁을 벌인 방식이다. 그들은 같은 방식으로 시리아인들을 죽였다"면서 "러시아군은 심지어 자국의 민간인을 상대로도 유사한 전술을 쓰고 있다"고 비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무너진 건물에서 구조되는 부상자와, 지팡이를 짚고 몸을 피하는 노인의 모습 등이 담긴 32초 길이의 동영상도 함께 공유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성명을 통해 잔해를 치우고 생존자를 찾는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번 공격으로 최소 4명이 숨지고 84명이 구조되거나 의료지원을 받았다고 전했다. 부상자 중 4명은 중태라고 한다.

우크라이나군 대변인 올렉시 드미트라시키우스키는 페이스북에 올린 영상에서 폭격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에 거의 100명가량이 깔려 있었고, 대다수가 노인이나 병약자였다고 말했다.

양측 주장의 진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는 작년 8월 기습적으로 국경을 넘어 쿠르스크에서 한때 1천㎢가 넘는 면적을 점령했다. 러시아는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군을 몰아내기 위해 작전 중이다. 1만1천여명으로 추정되는 러시아 파병 북한군 대부분도 이 지역에 배치됐으나 최근 후방으로 물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민간인을 겨냥해 공격하지 않는다고 강조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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