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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어선 사고 실종자 해녀가 찾았다…"남은 실종자도 찾아야"
기사 작성일 : 2025-02-03 12:01:14

제주 해녀의 물질


[ 자료사진]

(제주= 변지철 기자 = "나머지 한 사람 실종자도 빨리 찾아야 하는데 정말 큰일이우다."

지난 1일 제주 토끼섬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어선 좌초 사고의 외국인 실종자를 찾는데 일조한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해녀 이추봉(64)씨는 3일 와의 통화에서 자신의 공을 앞세우기 보다는 실종자 걱정부터 했다.

이추봉 해녀를 비롯한 하도리 마을 해녀 30여명은 마을에서 어선 좌초 사고가 발생하자 해경, 소방대원과 함께 실종자 수색에 나섰다.

나이 많은 해녀 또는 경력이 짧은 해녀는 주로 육상에서 수색을 하고 경력이 오래된 상군 해녀를 중심으로 수중 수색을 했다.

해경 잠수대원 4명과 해녀 3명이 1개조를 이뤄 3∼4개 조가 만들어졌고 2일 오전부터 하루종일 수중 수색에 돌입했다.

마을에서 오랫동안 물질을 했기 때문에 조류의 흐름을 그 누구보다도 해녀들이 잘 안다고 이추봉 해녀는 말했다.

"물에 떠밀려 오면 여기도 저기도 갈 수 있는데 우리는 다 알잖아요. 사람이 물에 떠밀려 가면 해안가 툭 튀어나온 '코'라 해서 물이 쫙 빨아들이면서 밀어 올리는 그런 데가 있어요. 그런 곳을 가르쳐 주려고 함께 해경 대원들과 나갔습니다"


실종자 시신 수습하는 119


[제주도소방안전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리고 바다에서 해녀의 눈썰미는 날카로웠다.

이날 오후 4시 53분께 사람으로 보이는 물체가 이추봉 해녀의 눈에 잡혔다.

"물에 양말도 안 신은 채 두 발이 먼저 보였고 사람이 엎드린채 바다에 떠 있었다"며 "바로 옆에 있는 대원한테 말을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추봉 해녀는 "바로 내 눈 앞에 탁 하니 나타날 줄은 상상도 못했다. 45년 물질하는 동안 이런 광경을 처음 봐서 너무 무서웠다"며 "밤 새 한잠도 못자고 일단은 당분간 물질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배 2척이 좌초돼 4명의 인명 사고가 났다는 것은 진짜 큰 일"이라며 하루빨리 사고가 수습되길 바랐다.

이번 토끼섬 해상에서 발생한 어선 좌초 사고 수습에는 마을 해녀 뿐만이 아니라 하도리 마을 전체가 발 벗고 나섰다.

하도리 마을 전체 주민이 나서 사고 과정에서 발생한 쓰레기를 줍고 실종자 수색에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마을 부녀회 등은 해경과 소방대원, 봉사단체 등에게 커피, 컵라면, 음료 등을 제공하며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토끼섬 인근 실종자 수색


(제주= 1일 오전 9시 24분께 제주시 구좌읍 토끼섬 인근 해상에서 애월선적 채낚기 어선 A호(32t·승선원 7명)와 B(29t·승선원 8명)가 갯바위에 좌초됐다. 이날 오후 해경과 마을주민 등이 갯바위에서 실종자 수색을 하고 있다. [ 자료사진]

이영태(61) 하도리마을 이장은 "(사고 배가) 하도리 배가 아니지만 하도리에서 난 사고다 보니 우리 마을 전체의 일"이라며 "해경, 소방대원 등 많은 분이 고생을 많이 하고 있다. 빨리 실종자를 찾고 사고가 수습돼 우리 해녀들, 마을 청년들이 생업으로 돌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해경은 2일에 이어 3일에도 함선 6척과 항공기 7대, 해안가 수색에 390명, 수중 수색에 24명명의 인력을 투입해 실종자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1일 오전 9시 24분께 토끼섬 인근 해상에서는 애월 선적 근해채낚기 어선 A호(32t·승선원 7명)와 B호(29t·승선원 8명)가 갯바위에 좌초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사고로 승선원 15명 중 A호 한국인 선장과 인도네시아 선원, B호 인도네시아 선원 등 3명이 사망했고, A호 인도네시아 선원 1명이 실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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