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digital

에어부산 화재로 놀란 항공업계, "배터리 휴대해 달라" 안내강화
기사 작성일 : 2025-02-03 15:00:29

보조 배터리 등 기내반입물품 규정 강화 요구


[ 자료사진]

(부산= 손형주 기자 = 김해국제공항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원인이 기내 선반에 둔 수화물로 추정되면서 항공업계가 기내 반입할 수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류와 전자기기에 대해 관리 강화와 매뉴얼 재정비에 나섰다.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부산은 지난달 31일부터 "보조배터리, 전자담배를 포함한 전자기기는 선반에 보관할 경우 화재의 위험이 높으니 반드시 소지하시기를 바란다"란 문구의 기내 안내방송을 출발 전 두차례 기내 방송으로 송출하고 있다.

화재 발생 전에는 "휴대전화 및 보조 배터리는 손님이 직접 소지하시기를 바란다"의 짧은 문구만 송출했다.

기내 방송에 화재위험성이 높고 선반에 보관하지 말라는 구체적인 멘트가 추가된 것이다.

에어부산은 또 탑승 전 승객을 대상으로 '지퍼형 비닐 팩에 보조배터리를 소지해달라'는 문자를 지난 주말부터 발송했다.

이와 관련해 에어부산 관계자는 "경각심 고취를 위해서 같은 내용으로 권고 안내를 했는데 메시지 내용은 일부 재검토를 하고 있다"며 "기내 배터리류와 관련해서는 종합적인 대책과 시행방안이 준비 중이며 확정되면 공식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에어부산 화재 항공기 뒤 대한항공 여객기


(부산= 손형주 기자 = 3일 오전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 에어부산 화재현장 뒤로 대한항공 여객기가 이륙하고 있다. 2025.2.3

제주항공은 기존에 기내 방송으로 "기내에서는 휴대용 라이터와 보조배터리를 반드시 직접 소지하시기를 바라며 보관 시 압착되지 않도록 유의하기를 바란다"고 안내를 했다.

에어부산 화재 직후부터는 이에 더해 발권 카운터와 출발 게이트 앞에서도 "기내 반입하는 보조배터리는 기내 선반에 보관하지 말고 반드시 몸에 소지하거나 눈에 보이는 곳에 보관해야 하며 보조배터리의 화재 및 연기 발생 시 즉각 대응을 위한 조치이니 안전한 비행을 위한 승객 협조를 요청드린다"라는 안내를 추가로 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진에어는 지난해 5월 31일부터 항공기 출발 5분 전 "라이터나 보조배터리를 몸에 지니고 있어 달라"고 기내 방송을 하고 있는데 에어부산 화재 이후부터 탑승 수속 시에도 추가 안내를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항공사마다 추가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대부분 승객이 이를 인지하지 못하거나 강제성이 없어 사고 조사 결과 이후 더 강력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일부 항공업계는 에어부산 화재 조사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관련 매뉴얼 재정비를 검토하고 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강제성이 없는 상황에서 승무원들이 안내한다고 해서 실효성이 있을지 모르겠다"며 "기내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발화한 것으로 화재조사 결과가 나오면 정부 차원에서 강력한 대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와 별개로 위험성이 많이 알려졌기 때문에 항공사별로 추가 대책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항공 위험물 운송기준에 따르면 리튬 메탈 배터리와 리튬 이온 배터리는 위험물로 분류돼 기내 휴대나 위탁수하물 반입이 기본적으로 금지된다. 다만 탑승객의 사용 목적으로 사용하는 소량(100Wh)에 한해서는 운송이 허용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