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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도 트럼프 관세에 긴장…7일 정상회담서 대미투자 강조할듯(종합)
기사 작성일 : 2025-02-03 20:00:57

(도쿄= 박성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4일(현지시간)부터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7일로 예정된 미일 정상회담을 앞둔 일본 정부에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3일 보도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일본 기업의 대미 투자 실적을 강조하는 한편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구입도 확대해 일본에 대한 관세 강화를 피하려 한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바 시게루 일본 총리


[로이터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미국 수입액 1∼3위 국가에 관세…5위 일본도 전전긍긍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관세 부과 대상으로 발표한 멕시코, 중국, 캐나다는 지난해 1∼11월 기준 미국의 수입 1∼3위 국가였다.

3개국이 무역 적자를 민감하게 여기는 트럼프 대통령의 1차 표적이 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 4위 독일을 포함한 유럽연합(EU)으로도 관세 확대를 경고했다.

미국의 수입 5위 국가인 일본(1천357억 달러·약 200조원)은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거명해 비판하지는 않았지만 일본 외무성 간부는 "언제 관세 이야기가 튀어나올지 모른다"고 불안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시바 총리는 오는 6∼8일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3개국에 대해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힌 직후여서 일본에 어떤 요구를 해올지 주목된다.

일본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국산 LNG 수입 확대 방침을 밝히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당일인 지난달 20일 EU 국가들에 관세를 피하려면 "미국의 석유와 LNG를 더 구매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LNG 구입 주체는 일본 민간기업이기 때문에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수입 목표치는 제시하지 않을 방침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도 이시바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에서 미국산 LNG 수입 확대에 적극적인 의사를 표현할 것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이시바 총리는 또 일본 기업의 대미 투자 계획 등과 관련한 자료를 직접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본이 대미 투자 1위라는 점을 다시 한번 설명함으로써 관세를 강화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를 부드럽게 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마이니치는 분석했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달 31일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서 "최근 5년간 대미 투자는 일본이 제일 많았다"고 투자 실적을 강조한 바 있다.


행정명령에 서명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 재판매 및 DB 금지]

일본 정부는 미일 정상회담에서 갑작스럽게 관세 인상이 의제가 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대비하고 있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 1일 외무성 간부를 총리 공관으로 불러 미일 정상회담을 준비했다.

일본 정부는 작년 말부터 외무성과 경제산업성, 방위성 담당자를 중심으로 대응책을 협의해 왔으며 트럼프 대통령과 예상 문답도 준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시바 총리가 무역 마찰을 피하고자 정상회담에서 440억 달러(약 65조 원) 규모의 미국 알래스카 가스관 건설을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닛케이는 이시바 총리가 정상회담에서 올해 안에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4월 개막하는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오사카 엑스포)에 초청하는 안이 일본 정부 내에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외무성 한 간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이 실현되더라도 금년 하반기 이후가 될 전망이라며 올가을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계기가 될 가능성이 선택지 중 하나라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멕시코 자동차 생산공장 현장


[로이터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일본 자동차 업체도 트럼프 관세 충격 직면

미국 정부가 캐나다 및 멕시코에 25% 관세, 중국에 10% 관세를 4일부터 부과하기로 하면서 미국 수출기지로 멕시코와 캐나다에 공장을 세워온 일본 자동차 업체와 부품업체들도 관세 직격탄을 맞게 됐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멕시코에는 도요타자동차, 혼다, 닛산자동차, 마쓰다의 생산공장이 있으며 생산된 차량을 미국에도 수출하고 있다.

캐나다에도 도요타와 혼다가 생산거점을 마련하고 일부를 미국에도 수출한다.

또 자동차 부품이나 소재를 공급하는 기업도 함께 현지에 진출해 있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에 따르면 닛산은 2023년 멕시코에서 약 62만대를 생산해 40%가량을, 도요타는 약 25만대를 생산해 90%가량을, 혼다는 약 17만대를 생산해 80%가량을 각각 미국에 수출했다.

도요타자동차 간부는 관세 부과 결정에 대해 "자유무역협정(FTA) 내에서 생산·판매하는 전제로 해 왔다"며 "충격이 크다"고 털어놓았다.

미국의 관세 부과에 일본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경제산업성은 전날 JETRO와 함께 기업 상담에 대응하는 전용 창구를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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