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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BT 영웅' 여자축구 샘 커, 경찰관에 인종차별적 발언 사실로
기사 작성일 : 2025-02-04 11:00:39

법원 출석하는 샘 커


[EPA=]

안홍석 기자 = 여자축구 '레전드' 샘 커(31·첼시)가 경찰관에게 욕설과 함께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사실이 형사 재판 과정에서 확인됐다.

로이터 통신은 잉글랜드 여자슈퍼리그(WSL) 첼시 공격수이자 호주 대표팀 주장인 커가 3일(현지시간) 인종차별 혐의로 재판 받았다고 보도했다.

커는 2023년 1월 30일 오전 런던 동남부의 트위크넘에서 백인 경찰관을 인종차별적으로 모욕한 혐의를 받고 있다.

커는 전날 함께 외출한 파트너이자 여자 축구선수인 크리스티 메위스(웨스트햄)와 술에 취한 채 택시에 탑승해 기사와 다퉜다.

기사는 경찰에 전화해 '커와 메위스가 택시 창문을 깨려 했다'고 신고한 뒤 그들을 원래 행선지인 집이 아닌 경찰서로 데려갔다.

커는 자신을 응대한 경찰관 스티븐 러벨에게 우리말로 육두문자에 해당하는 욕설을 써가며 "너희들은 끔찍하게 멍청하고 백인이다"라고 말했다.

커는 이렇게 말했다는 점을 재판에서 인정했다. 다만, 인종차별을 할 '고의'는 없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커는 영국계 아버지와 인도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샘 커와 크리스티 메위스 커플


[EPA=]

로이터 통신은 "배심원들은 커의 발언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경찰관이 그 말을 어떤 느낌으로 받아들였을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전했다.

커 측 변호사는 "커의 발언이 그를 범죄자로 만드는 건 아니다. 법은 그보다 조금 더 미묘하고 인간적"이라면서 "커는 경찰관이 백인이라는 이유로 적대감을 느낀 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커는 WSL과 미국여자축구리그(NWSL), 호주 W리그에서 통산 199골을 넣은 여자축구의 특급 스타다.

레즈비언이라는 점을 밝혀온 그는 대표적인 성소수자(LGBT) 스포츠 영웅으로 꼽힌다.

파트너인 메위스와 2023년 11월부터 '약혼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지난해엔 메위스와 사이에서 첫 아이가 태어날 예정이라고 공개해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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