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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장남, 이탈리아서 '불법 사냥' 혐의로 형사 고발돼(종합)
기사 작성일 : 2025-02-05 00:00:56

갓 잡은 오리 설명하는 트럼프 주니어. 오른쪽 하단이 보호종인 황오리


[사냥 전문 웹사이트 '필드 에토스' 영상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로마= 신창용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가 이탈리아에서 불법 사냥 혐의로 형사 고발당했다고 안사(ANSA) 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럽의회 녹색당 소속인 안드레아 자노니 베네토주 주의원은 이날 이탈리아 베네치아 석호에서 보호종인 오리를 사냥한 혐의로 트럼프 주니어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주니어는 지난해 12월 베네치아 근교 캄파냐 루피아 지역에서 사냥을 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최근 미국의 사냥 전문 웹사이트 '필드 에토스'를 통해 공개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영상 속에서 트럼프 주니어는 자신이 갓 잡은 오리들을 설명하면서 황오리(Tadorna ferruginea·영어명 Ruddy Shelduck)를 가리키며 "이 지역에서는 좀 드문 오리"라고 언급했다.

황오리는 유럽연합(EU) 조류 보호법과 이탈리아 야생동물 보호법에 따라 보호종으로 지정돼 있다고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는 설명했다.

자노니 주의원은 트럼프 주니어가 보호종 오리를 사냥했으며, 이는 형사 처벌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 지역은 EU가 생물다양성 보전을 목적으로 만든 '나투라 2000'의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특별보존지역(SAC)이며, 여기서 보호종을 사냥하는 것은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고 강조했다.

자노니 주의원은 단순히 보호종 사냥 문제뿐만 아니라 트럼프 주니어가 이탈리아 내 사냥 면허 없이 불법적으로 사냥했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그는 "이탈리아에서는 지역 거주자만 사냥을 할 수 있으며, 사냥 면허와 경찰청에서 발급하는 허가증이 필수"라며 "베네토와 이탈리아는 미국의 사유지가 아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베네토주는 이탈리아 북동부에 있으며, 주도는 베네치아다.

제1야당 민주당(PD) 소속인 모니카 삼보 베네치아시 시의원 역시 "보호종을 사냥한 것은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며 "트럼프 주니어의 혐의가 확인될 경우 다른 사람들과 동일한 법적 절차에 따라 처벌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질베르토 피케토 프란틴 환경에너지부 장관은 "이 사안과 관련해 공식 보고서를 기다리고 있으며, 모든 정보를 종합해 (법률 위반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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