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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가져올 길 따로 없다면"…젤렌스키, 푸틴과 직접대화 시사
기사 작성일 : 2025-02-05 09:00:58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키이우 AFP= 4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키이우 집무실에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통화하고 있다. 2025.2.4

황철환 기자 =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오는 24일로 4년째에 접어드는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직접 대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해 주목된다.

4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유튜브에 업로드된 영국 언론인 피어스 모건과의 인터뷰 영상에서 필요하다면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 합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과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면 어떤 느낌이 들 것 같으냐는 질문에 "만약 그것이 우크라이나 시민에게 평화를 가져올 수 있는 유일한 방식이라면 우리는 분명히 이 방식을 시도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네 참여자'(four participants)와 함께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참여자'가 누구일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지난달 25일 몰도바의 마이아 산두 대통령과 회담 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종전 회담을 할 경우 우크라이나·유럽연합(EU)·미국·러시아가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러한 발언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조기 종식을 공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조만간 평화 회담이 시작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는 상황에서 나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에게 귓속말을 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


[로이터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난 그(푸틴)에게 친절하지 않을 것이다. 난 그를 적으로 여긴다. 솔직히 말해 그 역시 나를 적으로 여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도 지난주 자국 국영방송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와 협상에 나설 수 있지만 차기 정부와 할 일이라며 젤렌스키 대통령과 직접 대화할 가능성은 배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푸틴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작년 임기가 만료됐는데도 계엄령을 근거로 선거를 치르지 않고 정권을 계속 유지하고 있는 '불법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과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전선에서는 양국군 간에 치열한 전투가 이어지고 있다. 휴전 협상에 대비해 양측이 한치라도 더 넓은 영토를 차지하려고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는 빼앗긴 땅을 모두 되찾을 때까지 싸우겠다는 입장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을 중심으로는 양국군이 대치하는 '경계선'을 기준으로 사실상 새 국경을 긋는 방안이 거론돼 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감스럽게도 우리 협력국들이 제공한 지원은 푸틴을 우리 영토에서 완전히 몰아내는데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전쟁으로 인한 우크라이나 측 사망자 수가 4만5천100명이며, 부상자도 39만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군 사망자와 부상자는 각각 35만명과 60만∼70만명 수준으로 추산된다면서 실종자도 다수라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시켜 확고한 안전보장을 제공해야 한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아룰러 "(서방의)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해제된다면 두번째 침공의 위험을 높일 것으로 믿는다"면서 대러 제재 완화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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