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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honey] 제주 막내 섬 비양도 나들이
기사 작성일 : 2025-02-05 09:01:17


협재해수욕장과 금능해수욕장에서 바라본 비양도 [사진/백승렬 기자]

(제주= 백승렬 기자 = 제주는 아름다운 자연 풍경과 신선한 해산물로 만든 음식, 육지에서 볼 수 없는 문화와 역사적 유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다.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는 올레길은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제주도의 막내 화산섬

제주도에는 본섬에서 배를 타고 10~20분 정도면 방문할 수 있는 10여개의 유인도와 무인도가 있다.

제주 올레길 15-2코스가 시작되고 14코스가 끝나는 한림항 앞 비양도는 그중 특히 아름다운 섬이다.



비양도 [사진/백승렬 기자]

비양도는 본섬의 부속 도서 중 우도, 가파도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유인도다.

가장 최근에 분화한 막내 화산섬이다.

토양이 잘 발달해 난대성 수목인 비양나무가 군락을 이룬다.

양치식물로 곰비늘고사리, 꼬리고사리, 돌담고사리, 콩짜개덩굴 등이 서식한다.

면적은 0.5㎢이며 60여 가구 200여 명이 거주한다.

섬 모양은 원형에 가깝고 한림항, 협재해수욕장, 금능해수욕장 등에서 잘 보이고 여름철에는 낚시꾼으로 붐빈다.

섬을 한 바퀴 도는 해안선 길이는 3.15km이다.

북쪽에 높이 114m의 분석구인 비양봉이 솟아 있고, 남쪽 평탄면이 마을이다.

◇바다 비경과 한라산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비양봉 오름길



비양봉 오름길 [사진/백승렬 기자]

비양도는 작은 섬이지만 원형에 가까운 해안에 둘레길이 잘 조성돼 있어서 트래킹 명소로도 주목받고 있다.

코스는 비양봉을 돌고 나오는 비양 오름길과 해안선을 한 바퀴를 둘러보는 일주 둘레길로 나뉜다.

오름길로 향했다. 주택과 곡식을 심는 밭 가장자리에는 거센 바닷바람을 막아주는 돌담이 에워싸고 있다.

골목길과 완경사의 밭이 있는 곳을 지나면 다시 삼거리가 나오는데 오른쪽이 비양봉으로 올라가는 길이다.

10여분 정도 가파른 나무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비양봉 오름길 계단 [사진/백승렬 기자]

오르막길 끝 비양봉 정상에 하얀 등대가 있다.

정상 부근은 큰 나무가 없고 긴 풀과 관목들이어서 목초지를 지나는 듯한 이색적인 풍경이다.

정상에서 뒤돌아서면 한림항과 한림읍 시가지, 농경지, 한라산이 순서대로 보였다.

한라산 백록담은 흰 눈이 쌓여 있어 눈 덮인 킬리만자로를 연상케 했다.

한림항에서 북쪽으로는 곽지해수욕장, 한담해변 카페거리와 애월항까지 이어지는 올레길 15-2코스를 볼 수 있다.

한림항 남쪽으로는 협재·금능해수욕장, 월령포구, 판포포구, 신창리 포구, 신창리 풍차 해안, 자구내포구로 걸어가는 올레길 14번 코스가 한눈에 들어왔다.



비양봉 정상 [사진/백승렬 기자]

◇지오트레일 일주 둘레길

비양도를 한 바퀴 일주하는 둘레길은 오름길보다 1km 이상 길다.

화산섬의 기암괴석과 특이한 지형을 만날 수 있다.

원시 상태의 화산활동 흔적들이 잘 보존돼 있어 지질학적으로 가치가 높다.

둘레길은 경사도가 거의 없는 평지길 이어서 걸으면 40여분, 자전거를 타면 20여분 정도면 돌 수 있다.

협재해수욕장 쪽을 바라보면 등대와 용암 언덕이 있는데 가마우지 등 바닷새가 바위에 앉아 있었다.



비양도 둘레길 [사진/백승렬 기자]

둘레길에서는 엉겨 붙은 용암인 스패터층과 화산탄을 자주 볼 수 있다.

지름 4m, 무게 10t 규모의 대형 화산탄도 있는데 이렇게 큰 화산탄 집단은 비양도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또 코끼리를 닮은 커다란 바위가 있는데 수백마리의 가마우지가 앉아 있었다.

가마우지 배설물이 검은색 현무암을 하얀색으로 바꿔 놓아 흰색의 커다란 코끼리가 서 있는 것 같았다.

코끼리 바위에서 둘레길을 따라 300~400m쯤 가면 해안에 굴뚝처럼 서 있는 암석이 보인다.

큰 것은 굴뚝 모양이고, 작은 것은 팽이버섯 다발 모양을 한 것도 있었다.

이것이 비양도에서만 볼 수 있는 호니토이다.

마그마(용암)에 있던 휘발성분이 폭발하여 용암 물질을 화구 주변에 쌓아 넓이에 비해 높이가 높은 굴뚝 모양의 화산체를 만드는데 이를 호니토라 한다.



코끼리 바위 [사진/백승렬 기자]

용암 알갱이들은 굴뚝 모양의 통로를 따라 흘러내리기도 하고, 외벽에 흘러내리기도 하는데, 점점 휘발성분의 양이 줄어들면 폭발력이 약해져서 내부 통로를 막아버리기도 한다.

비양도 북부 해안에 호니토가 줄지어 있다. 호니토 군락지에서 선착장 쪽으로 200여 m 떨어진 곳에 펄렁못이 자리 잡고 있다.

이 못은 우리나라 유일의 염습지로 밀물 때는 해수가 밀려들고 썰물이 되면 다시 담수호가 되는 얕은 못이다.

비양도는 고려시대 중국에서 날아와서 생겼다는 전설이 있다.

중국에 있는 오름 하나가 어느 날 날아와서 지금의 위치에 들어앉았다는 것이다.

비양도 오름은 돌아앉은 형체이다. 비양도에 관한 역사 기록은 '세종실록지리지', '신증동국여지승람', '여지도서' '대동여지도' 등에 남아 있다.



펄렁못 [사진/백승렬 기자]

◇교통수단

비양도에 들어가려면 한림항에서 배를 타야 한다.

배 2척이 하루 4번씩 8회 왕복한다.

한림항에서 15분 정도면 닿는다.

기상에 따라 스케줄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방문 전 전화로 확인해야 한다.

제주공항에서 한림항까지 이동 수단은 102번 급행버스를 타면 50분 정도, 202번 간선버스를 타면 1시간20분 정도 걸린다.

해안 일주도로를 걸으려면 마을과 항구, 유명 관광지를 연결해 주는 200번 대 간선버스를 타면 된다.

서쪽 해안일주도로는 제주공항-애월-한림-대정-서귀포 환승 정류장을 연결하는 202번 버스를, 동쪽 해안일주도로는 제주공항-조천-함덕-김녕-세화-성산-서귀포 환승 정류장을 연결하는 201번 버스를 타는 게 좋다.



한림항 [사진/백승렬 기자]

※이 기사는 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5년 2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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