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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두테르테 부통령 탄핵안 하원 가결…상원이 최종 결정
기사 작성일 : 2025-02-05 21:00:57

세라 두테르테 필리핀 부통령


[로이터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하노이= 박진형 특파원 =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 대립해온 세라 두테르테 필리핀 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필리핀 하원에서 가결돼 정치적 생명이 위기에 몰렸다.

5일(현지시간) AP·AF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하원은 이날 두테르테 부통령 탄핵안을 의원 306명 중 215명의 찬성으로 가결했다.

이에 따라 상원의원 24명의 3분의 2인 16명 이상이 탄핵에 찬성하면 두테르테 부통령은 해임되고 평생 공직에 취임할 수 없게 된다.

필리핀 야권의 진보정당연합 마카바얀 등은 두테르테 부통령의 예산 유용 의혹 등을 들어 탄핵을 추진해왔다.

하원은 6억1천250만 페소(약 153억원) 규모의 부통령실 정보 기금을 두테르테 부통령 측이 유용한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두테르테 부통령이 자신이 피살되면 마르코스 대통령 부부 등을 암살하도록 경호원에게 지시했다고 발언한 것도 탄핵 추진의 한 사유가 됐다.


필리핀 두테르테 부통령 탄핵안 하원 가결


(마닐라 AFP= 5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하원에서 세라 두테르테 부통령 탄핵안이 가결되자 탄핵 지지 의원들이 기뻐하고 있다. 2025.02.05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전 대통령(2016∼2022년 재임)의 딸인 두테르테 부통령은 2022년 대선에서 마르코스 대통령과 러닝메이트를 이뤄 당선되면서 강력한 정치적 동맹을 구축했다.

그러나 이후 친중 성향인 두테르테 전 대통령과 달리 마르코스 정부가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로 중국과 충돌하고 친미 노선을 걷자 두 가문은 불화를 빚기 시작했다.

이 밖에도 마르코스 대통령의 헌법 개정 추진,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남부 민다나오섬 독립 주장 등을 둘러싸고 양측의 의견이 부딪쳤다.

결국 지난 6월 두테르테 부통령이 교육부 장관과 반군 대응 태스크포스(TF) 부의장에서 물러난 이후 양측의 동맹은 완전히 깨졌다.

다만 마르코스 대통령은 두테르테 부통령 탄핵이 국민 민생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 '시간 낭비'라면서 반대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두테르테 부통령의 오빠인 파올로 두테르테 하원의원은 엑스(X·옛 트위터)에 "(탄핵을) 밀어붙이려는 필사적이고 정치적 동기를 가진 시도에 경악하고 격노했다"면서 "이 무모한 권력 남용은 그들에게 유리하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탄핵안의 상원 승인 여부에 대해 필리핀 산토토마스대학의 데니스 코로나시온 정치학과 교수는 AFP에 마르코스 대통령이 탄핵을 지지할 경우 상원 통과가 가능하겠지만, 그가 중립을 지킬 경우 통과 가능성은 50대 50이라고 전망했다.


두테르테 부통령 탄핵 지지 시위대


(마닐라 AFP= 5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의회 앞에서 세라 두테르테 부통령의 탄핵을 지지하는 시위가 열렸다. 2025.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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