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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피트'냐 '설욕전'이냐…1억명 지켜보는 슈퍼볼 '개봉박두'
기사 작성일 : 2025-02-07 09:00:44

캔자스시티와 필라델피아 구단 로고와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


[Imagn images=]

이대호 기자 = 1억명이 넘는 팬이 숨죽여 지켜보는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경기 스포츠 이벤트인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이 한국시간으로 10일 오전 8시 30분 펼쳐진다.

제59회 슈퍼볼인 이번 대회는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시저스 슈퍼돔에서 캔자스시티 치프스와 필라델피아 이글스의 대결로 치러진다.

당대 최고의 쿼터백 패트릭 머홈스를 앞세운 캔자스시티는 NFL 역사상 최초의 '스리피트'(Three Peat·스포츠에서 3시즌 연속 우승)에 도전하고, 필라델피아는 2년 전 슈퍼볼 무대에서 캔자스시티에 패배했던 걸 설욕한다는 각오다.


캔자스시티 쿼터백 패트릭 머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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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실상부 최강팀 캔자스시티 vs 2년 전보다 전력 상승한 필라델피아

NFL은 엄격하게 연봉 상한선(샐러리캡)을 제한하는 종목이라 매년 전력 변동이 극심하다.

이런 여건에서도 캔자스시티는 야전사령관 머홈스를 중심으로 탄탄한 전력을 자랑하며 이번 정규시즌에서 15승 2패를 거뒀다.

예년보다는 전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도 있지만,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한 캔자스시티는 포스트시즌에서도 강한 모습을 보였다.

디비저널 플레이오프에서 휴스턴 텍산스를 23-14로 잡았고, AFC 챔피언십에서는 난적 버펄로 빌스를 32-29로 제압하고 슈퍼볼 진출권을 따냈다.

캔자스시티가 이번 시즌 거둔 17승(정규시즌 15승, 포스트시즌 2승) 가운데 10점 이상 벌어진 경기는 단 4경기에 불과하다.

'딱 승리할 만큼' 점수를 내고, 앞서나가면 강력한 수비로 틀어막아 승리를 지킨다.

미국 4대 프로 스포츠를 통틀어 마지막으로 3연속 우승을 이룬 팀은 2000∼2002년 NBA 로스앤젤레스(LA) 레이커스다.

'승리 방정식'을 알고 있는 캔자스시티는 구단 역사상 7번째 슈퍼볼에서 5번째 우승 트로피를 노린다.


슈퍼볼이 열릴 시저스 슈퍼돔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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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맞서는 필라델피아는 정규시즌에서 14승 3패를 거둔 강팀이다.

시즌 내내 NFC에서 가장 유력한 슈퍼볼 진출 후보로 거론됐고 2년 만에 다시 롬바르디 트로피를 노린다.

2년 전 머홈스와 쿼터백 맞대결에서 아쉬움의 눈물을 삼킨 제일런 허츠는 더욱 기량이 발전했다는 평가를 듣는다. 또 수비만큼은 리그 최강 수준이다.

필라델피아는 이번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라운드에서 그린베이 패커스에 22-10, 디비저널 플레이오프에서는 LA 램스에 28-22로 승리했다.

그리고 NFC 챔피언십에서 워싱턴 커맨더스를 55-23으로 완파하고 강력한 전력을 뽐냈다.


캔자스시티 쿼터백 제일런 허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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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필라델피아가 캔자스시티에 35-38로 분패했던 2년 전 슈퍼볼 당시보다 전체적인 팀 전력이 상승했다고 본다.

필라델피아의 슈퍼볼 진출은 이번이 5번째이며, 우승은 2018년 한 번뿐이다.

도박사들의 예측은 백중세 혹은 캔자스시티의 근소 우위다.

단순히 전력만 비교하면 필라델피아가 조금 앞서지만, 캔자스시티의 '큰 경기 DNA'가 이번에도 발휘될 것이라는 예측에서다.


슈퍼볼 직관 계획을 밝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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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대통령 슈퍼볼 '직관' 예고…하프타임 쇼는 켄드릭 라마

취임 이후 끝없이 파격 행보를 선보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슈퍼볼을 관람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저스 슈퍼돔을 찾기로 하면서, 세계 최고의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와의 만남이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캔자스시티의 타이트엔드 트래비스 켈시와 공개 열애 중인 스위프트는 지난해 슈퍼볼에서 캔자스시티가 우승하자 그라운드에서 켈시와 입맞춤했다.

기회가 될 때마다 캔자스시티 경기를 직관하는 것으로 유명한 스위프트는 이번 슈퍼볼 역시 현장에서 지켜볼 전망이다.


테일러 스위프트-트래비스 켈시 커플


[AP=]

스위프트는 작년 9월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경쟁자였던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을 공개 지지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시장에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올해 하프타임 쇼의 주인공은 래퍼 켄드릭 라마다.

지난 2023년 9월 일찌감치 하프타임 쇼 대표 출연자로 선정된 라마는 3년 전 닥터 드레 사단과 함께 하프타임 쇼 무대를 꾸린 바 있다.

이번에는 데뷔 후 처음으로 단독으로 공연을 펼친다.


그래미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든 켄드릭 라마


[EPA=]

2쿼터 종료 후 펼쳐지는 초대형 이벤트인 하프타임 쇼는 1991년 슈퍼볼에서 당대 최고의 보이그룹 뉴키즈 온 더 블록이 출연하면서 '톱스타 인증 무대'로 자리 잡았다.

출연료는 한 푼도 없지만,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은 세계 최고의 스타로 공인받는 슈퍼볼 무대를 누구나 꿈꾼다.

◇ '캔자스시티 독주'에 김빠진다는 의견도…티켓 가격 지난해 70% 수준

슈퍼볼 경기가 열리는 날이 사실상 미국 최고의 명절이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올해 슈퍼볼은 그 열기가 예년 같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가장 큰 이유는 '캔자스시티 왕조'의 3연속 슈퍼볼 진출에 대한 피로감이다.

캔자스시티는 2020년부터 올해까지 2022년을 제외한 4번이나 슈퍼볼에 진출했다.


슈퍼볼 경기가 열릴 시저스 슈퍼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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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보니 팬들의 우승에 대한 간절함이 아무래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입장권 2차 거래 웹사이트 '틱픽'(TickPick)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천136달러(1천300만원) 수준이었던 슈퍼볼 입장권 평균 가격이 올해는 6천552달러(950만원)다.

티켓 최저가 역시 지난해 8천764달러(1천270만원)의 절반도 안 되는 4천달러(580만원)다.

2년 연속 슈퍼볼에서 우승한 팀이 3년 차까지 슈퍼볼에 진출한 게 이번이 첫 사례인 만큼, 풋볼 팬들의 캔자스시티에 대한 피로감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무리 풋볼에 열광하는 미국 팬이라고 해도, 두 명이 경기를 현장에서 관람하려면 1만달러(1천450만원) 안팎을 써야 하는 만큼 부담이 상당하다.

또한 지난달 뉴올리언스에서 벌어진 차량 돌진 테러 사건은 티켓 가격 하락에 불을 지폈다.

매년 이 시기에는 슈퍼볼에 걸린 '판돈' 규모가 얼마나 천문학적인지 소개하는 기사가 넘친다.

그러나 올해는 판돈마저 작년만 못하다.


올해 슈퍼볼 우승팀을 점치는 스포츠 베팅 전광판


[AP=]

미국게임협회(AGA)에 따르면 지난해 걸린 예상 베팅 총액은 231억달러(33조5천억원)로 역대 최고였다.

올해 예상치는 그 10분의 1도 안 되는 13억9천만달러(2조원)다.

이에 대해 AGA는 지난해까지 규제되지 않은 불법 도박까지 베팅 총액에 포함했으나 올해부터는 합법적인 스포츠 베팅만 집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슈퍼볼은 여전히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스포츠 이벤트다.

슈퍼볼에 들어가는 30초짜리 광고를 따내기 위해 기업들은 올해도 천문학적인 돈을 썼다.

USA 투데이에 따르면 이번 슈퍼볼 30초 광고 단가는 700만달러(101억원)로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고, 일부 기업은 몇 초 더 시간을 얻고자 800만달러(116억원)를 지불했다.

1967년 열린 제1회 슈퍼볼 광고 가격이 3만7천500달러(5천400만원)였다는 걸 떠올려 보면 무려 187배 뛴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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