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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FBI국장 지명자, 러시아 연계 영화사에서 금품수수 논란
기사 작성일 : 2025-02-09 16:00:57

캐시 파텔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 지명자


[EPA 자료사진]

고일환 기자 = 자질보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 때문에 요직에 발탁됐다는 비판을 받는 캐시 파텔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 지명자가 또 다른 논란에 휩싸였다.

워싱턴포스트(WP)는 8일(현지시간) 파텔 지명자가 러시아 정부와의 연계가 의심되는 영화사 '글로벌 트리 픽처스'로부터 2만5천 달러(약 3천600만 원)를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글로벌 트리 픽처스는 노골적인 친(親)러시아 선전물을 제작하고, 러시아 정부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이고르 로파트노크가 운영하는 업체다.

파텔 지명자는 지난해 이 업체가 제작한 '대통령의 사람들: 트럼프에 대한 음모'라는 6부작 다큐멘터리 시리즈에 출연한 대가로 돈을 받았다.

이 다큐멘터리는 민주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을 권좌에서 끌어내리려는 음모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 출신 인사들이 탄압받았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FBI 본부 건물을 폐쇄하고, 그 자리를 '딥스테이트' 박물관으로 만들겠다"는 파텔의 인터뷰도 이 다큐멘터리에 포함됐다.

'딥스테이트'는 연방정부의 기득권 집단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그는 "러시아는 미국의 진정한 적이 아니다. 미국의 실제 적은 이란과 알카에다 같은 테러 조직과 마약 밀매 조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야당인 민주당에선 파텔 지명자를 비판하면서 FBI 국장으로 인준되면 안 된다는 주장을 펼쳤다.

미국 내 러시아의 첩보 활동을 적발해야 할 기관의 수장이 러시아에 우호적인 활동을 하는 영화사로부터 돈을 받은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연방 상원 법사위의 민주당 간사인 딕 더빈(일리노이) 의원은 파텔 지명자에 대한 추가 질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파텔 지명자에 대한 인준 투표는 당초 지난주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의 반대로 연기된 상황이다.


인사청문회에서 캐시 파텔 지명자에게 질문하는 딕 더빈 상원의원


[REUTERS 자료사진]

반면 공화당에선 파텔 지명자가 받은 돈은 문제가 없다는 반론이 제기된다.

척 그래슬리(공화·아이오와) 상원 법사위원장은 "정부윤리청(OGE)과 법무부가 파텔 지명자의 재정 관련 자료를 검토하고 승인했다"며 "파텔 지명자가 공개한 재정자료에 대한 문제 제기는 명백한 흠집 내기 시도"라고 주장했다.

OGE에 제출된 파텔 지명자의 재정 보고서에는 2만5천 달러가 사례금으로 기재됐다.

한편 파텔 지명자는 팔란티어와 애플, 메타 등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를 처분하겠다고 약속했다.

인도계 이민자 2세인 파텔은 트럼프 1기 때 국가정보국 부국장,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테러 선임 국장 등 안보 분야 요직을 맡았지만, 수사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결여돼 FBI 수장으로서 자격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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