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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떡 만들어 먹어요" 결혼이주민들의 알콩달콩 설 명절
기사 작성일 : 2025-01-27 11:00:40

설 명절 맞아 베트남 전통 떡 만드는 이주민들


[오나경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청주= 천경환 기자 = "한국에 오래 살았지만, 언어와 문화가 다르다 보니 긴장할 수밖에 없어요. 설 명절에 고향 친구들을 만나는 것 자체가 큰 위로예요"

한국으로 귀화한 지 10년이 다 돼가는 베트남 출신 오나경(36)씨에게 설 명절은 베트남에서나 한국에서나 여전히 특별하다.

한국생활에 익숙해졌지만, 설은 고향을 그리면서 동포들과 서로를 위로하고 향수를 나누는 소중한 시간으로 자리 잡았다.

오씨는 올 설에도 청주의 명장사를 찾아 다문화가족을 위해 마련된 법당에서 베트남식 전통 떡인 반쯩을 만들며 즐거운 한때를 보낼 예정이다.

5년 전 베트남 출신 승려와 한국에 거주하는 베트남인들이 설 명절을 함께 보내자는 의미로 만든 작은 모임이다.

그는 27일 인터뷰에서 "베트남에도 '뗏(Tet)'라고 불리는 설 명절이 있다"며 "한국의 설처럼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이웃을 찾아가며 인사를 나누는 시간이다. 그래서 설이 되면 유독 고향 생각이 더 많이 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통 떡도 지역마다 특징이 있어서 함께 나눠 먹는 재미가 있다"며 "모국어로 편하게 대화할 수 있어 항상 아이처럼 명절이 기다려진다"고 웃음 지었다.


베트남 전통 떡


[오나경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최근 식당을 열고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네팔 출신 결혼이주민 마노(34) 씨도 설 명절을 맞아 고향 사람들과 특별한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한국인 아내와 가정을 꾸리고 정착했지만, 명절은 고향 친구들과 어울려 회포를 풀 기회여서 매번 설렌다.

마노씨는 "내일부터 이틀간 서울 동대문에서 열리는 문화행사에 갈 예정"이라며 "초청가수 공연도 보고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 너무 기대된다"고 말했다.

영주권 발급을 기다리는 우즈베키스탄 출신 코다리존(39)씨도 설 명절 때마다 홈 파티를 열며 이국에서의 외로움을 달랜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지인 십수 명을 초대해 양꼬치 등 전통음식을 나누며 타향 생활의 고충을 토로하면서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한다.

그는 "고향 친구들을 만나면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한 번에 풀리는 기분이 든다"며 "사람이 많이 모일 때는 바비큐장을 빌려 크게 파티를 열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연휴가 길어 가족들과 단기 여행도 계획하고 있다"며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알 수 있는 주제로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고도 했다.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도내에 거주 중인 결혼이주민 등 장기체류 외국인은 7만2천719명이다.

2021년 5만6명, 2022년 5만6천398명, 2023년 6만4천975명 등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지역별로는 청주시가 2만7천63명으로 가장 많고, 음성군 1만6천932명, 진천군 1만1천447명, 충주시 7천418명 등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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