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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서 이주민 시신 수십구 매장지 발견…총상 흔적도(종합)
기사 작성일 : 2025-02-11 01:00:58

리비아 동부 사막에서 발견된 이주민 시신들


[로이터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요하네스버그·제네바= 유현민 안희 특파원 = 리비아 동남부 사막 지역에서 이주민 시신 수십구가 묻힌 집단 매장지 두 곳이 발견됐다고 AP통신 등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리비아 보안 당국과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지난 7일 동남부 쿠프라시의 한 농장에서 19구의 시신이 묻힌 집단 매장지가 발견됐다.

이어 8일에는 쿠프라시의 한 이주민 시설에 감금된 이주민 76명을 구출하고 이 시설 옆에 매장된 시신 30구를 수습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일부 시신에는 총상 흔적도 발견된 것으로 IOM은 파악했다. 그러면서 이주민 시설 옆 매장지에는 더 많은 시신이 매장됐을 수 있으며 최대 70구까지도 발굴될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리비아 보안 당국은 성명에서 "불법 이민자의 자유를 고의로 박탈하고 비인도적인 대우를 한 리비아인 1명과 외국인 2명 등 3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쿠프라는 리비아 동남부의 이집트와 수단 국경에서 멀지 않은 사막에 있는 도시다.

리비아는 2011년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 붕괴 이후 배를 타고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가려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나 중동의 이주민 행렬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특히 10년 넘게 이어지는 리비아의 불안정한 정세 속에 인신매매 브로커가 이주민을 밀입국시켜 지중해 항로로 내몰며 이득을 취하거나 학대해 왔다고 AP통신은 짚었다.

IOM은 해상 경로뿐 아니라 육로에서도 이주민 사망·실종 사건이 잇따른다고 지적했다. 지난해의 경우, 리비아 내 이주민 사망·실종 사건 965건 가운데 22% 이상이 육로에서 발생했다고 IOM은 설명했다.

작년 3월에도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 남쪽으로 350㎞ 떨어진 서남부 슈아이리프 지역에서 최소 65구의 이주민 시신이 발굴된 바 있다.

니콜레타 지오다노 IOM 리비아 사무소 대표는 "이주민 사망은 위험한 이주 여정에서 그들이 직면한 위험을 다시금 상기시키는 비극적인 사건"이라며 "극심한 착취와 폭력, 학대를 겪는 이들의 인권 보호가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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