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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서경호, 최초 구조신고 1시간 전 조난 추정
기사 작성일 : 2025-02-11 15:00:35

여수 해상에서 침몰한 제22서경호, 사고 당일 0시 42분께 급선회(노란색 원)


[여수해양경찰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여수= 손상원 정회성 기자 = 전남 여수 해상에서 침몰한 제22서경호(이하 서경호)는 해경에 최초의 구조 신고가 접수되기 약 1시간 전 조난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11일 여수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서경호의 선박자동식별시스템(AIS) 항적은 사고 당일인 지난 9일 0시 42분께 전남 여수시 삼산면 하백도 인근 해상에서 자동차가 유턴하듯 급선회한다.

해경은 이때 서경호가 알 수 없는 이유로 동력을 상실, 물살에 의해 반대 방향으로 떠내려가기 시작한 것으로 판단한다.

해경이 서경호가 속한 선단선으로부터 구조 요청 신고를 접수한 시각은 그로부터 1시간이 지난 오전 1시 41분이다.

급선회 이후 서경호의 AIS 신호는 반원 형태의 기이한 항적을 남기고 오전 1시 52분께 소실됐다.

AIS 신호는 선체가 바닷물에 잠기더라도 전력 공급 등 여건이 유지되면 일정 시간 신호를 발신한다.

항적과 시간대별 상황을 재구성하면, 서경호는 0시 42분께 침몰해 표류하다가 1시간 10분 뒤 완전히 침몰한 것으로 추정된다.

해경에 구조된 인도네시아 선원은 "침실에 있는데 배가 기울어지는 느낌이 들어 밖으로 나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배가 왼쪽으로 기울어 전복됐다"고 진술했으나 시간대는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고에서 서경호가 해경이나 주변 선박에 보낸 구조요청 신호는 없었다.

통상적으로 조난을 당한 선박은 어선위치발신장치(V-PASS) 또는 초단파무선전화(VHF-DSC) 통신 장비로 구조를 요청한다.

다만, 수동으로 'SOS 버튼'을 눌러야 하는 만큼 긴박한 상황에서는 버튼을 누르기 어려울 수 있다.

V-PASS 가운데 일부 신형은 선체 기울기를 감지해 자동으로 SOS 신호를 보내기도 한다.

1996년 건조된 서경호가 해당 장비를 갖췄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해경은 139t급 대형 선박인 서경호가 급선회 후 약 1시간 동안 구조요청조차 못 하고 침몰한 경위를 다각도로 조사할 방침이다.

부산 선적 트롤(저인망) 어선 서경호는 지난 9일 전남 신안 흑산도 인근 조업지로 항해하던 중 여수 하백도 동쪽 약 17㎞ 해상에서 오전 1시 41분께 선단선과 연락이 두절돼 수심 80m 해저에서 침몰한 채 발견됐다.

승선원 가운데 5명은 숨지고, 5명은 실종됐으며 4명은 생존했다.


여수 해역서 대형트롤 어선 침몰…"실종자 수색 중" /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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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https://youtu.be/WFzI4FzKQJ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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