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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회담 '선방'에도 철강관세 못피한 日…"영향 제한적" 분석도(종합)
기사 작성일 : 2025-02-11 18:00:59

일본제철 생산 공정


[AF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도쿄= 경수현 박상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간 첫 정상회담 결과에 안도했던 일본이 트럼프 대통령의 철강 관세를 피하지 못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트럼프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한다는 내용을 담은 포고문에 서명했다면서 "예외 조치 실효로 일본 제품에도 관세가 적용된다"고 1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캐나다, 멕시코, 호주, 유럽연합(EU), 영국, 브라질, 한국, 일본 등지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철강·알루미늄 제품은 관세 부담이 대폭 커지는 것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해설했다.

이어 관세가 발효되는 내달 12일까지 한 달 동안 각국이 관세 면제 조치 등을 얻어내기 위해 외교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 때인 2018년 일본을 비롯해 많은 국가에서 수입하는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 관세를 각각 부과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하지만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2022년부터 일본 철강 제품에 대해서는 연간 125만t까지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포고문에서 집권 1기 때 25% 관세 예외를 적용했던 국가들을 열거하면서 이들 국가와의 합의가 국가 안보 우려를 해소하는 데 효과적이고 장기적인 대안을 제공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본은 대미 철강 수출량이 많지 않아 관세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닛케이는 일본철강연맹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일본의 철강 수출량이 3천171만t이었으며, 대미 수출량은 120만t이었다고 전했다.

일본 철강업체인 JEF스틸 관계자는 "대미 수출은 한정적이어서 직접 영향은 경미하다"고 닛케이에 말했다.

아울러 이 신문은 일본에서 수출하는 자동차용 고품질 철강 제품은 미국에서 조달하기 어려워 일본산 철강에 관세가 부과될 경우 미국 내 자동차 업체들이 비용 인상 압박을 받을 수도 있다고 짚었다.

일본 언론은 철강 관세 부과와 함께 일본제철의 미국 철강기업 US스틸 인수 계획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백악관에서 7일(현지시간) 열린 미일 정상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일본제철이 US스틸을 인수하는 대신 대규모 투자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9일 다른 나라가 US스틸을 인수하게 두지 않겠지만 일본제철이 소수 지분을 투자하는 것은 괜찮다면서 "누구도 US스틸의 과반 지분을 가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NHK는 "일본제철이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진의를 확인하면서 대규모 투자를 포함한 대응을 검토하고자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제철은 US스틸 주식을 전량 취득해 완전 자회사로 만든 뒤 기술을 전수해 미국 내에서 철강을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투자'만 가능하다고 못 박으면서 일본제철은 인수 계획을 변경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몰린 것으로 보인다.

닛케이는 "일본제철이 US스틸을 완전 자회사로 만들 수 없다면 인수 후에 약속했던 US스틸에 대한 설비 투자가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계획 파기 시에는 5억6천500만 달러(약 8천200억원)에 이르는 위약금을 물어야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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