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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새 역사 쓴 이승훈 "어려웠던 전향 결정, 그게 시작점이었다"
기사 작성일 : 2025-02-11 19:00:43

새로운 전설이 된 이승훈, 후배들 보며 방긋


(하얼빈= 박동주 기자 = 11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 추월 시상식에서 이승훈이 밝게 웃으며 동료 정재원, 박상언을 바라보고 있다. 이승훈은 이날 메달로 9번째 동계AG 메달을 획득하며 김동성(8개)을 제치고 한국 선수 역대 동계AG 최다 메달리스트에 등극했다. 2025.2.11

(하얼빈= 김경윤 기자 =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이승훈(36·알펜시아)은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개막 이전에도 '눈과 얼음의 도시' 중국 하얼빈을 방문한 적이 있다.

한국체대에 재학 중이던 2009년 2월의 일이었다.

당시 쇼트트랙 유망주였던 이승훈은 하얼빈에서 열린 동계 세계대학경기대회(유니버시아드)에 참가해 쇼트트랙 남자 1,000m, 1,500m, 3,000m를 석권하며 3관왕에 등극, 2010 밴쿠버 올림픽 전망을 밝혔다.

그러나 이승훈은 두 달 뒤에 열린 밴쿠버 올림픽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했고,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해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후 이승훈은 밴쿠버 올림픽 남자 10,000m 금메달을 시작으로 한국 최고의 빙속 선수로 군림했다.

이승훈은 11일 쇼트트랙 경기장을 마주 보는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15년 전의 일을 회상했다.

그는 "참 오래전의 일"이라며 "그때는 쇼트트랙 선수로 올림픽 메달을 따겠다고 의지를 불태웠을 때"라고 돌아봤다.

이어 "난 참 운이 좋은 선수"라며 "2009년 전향 과정은 힘들었지만, 그 결정이 여기까지 올 수 있는 시작점이 됐다"고 말했다.


이승훈, 한국인 최다 AG 메달 획득하며 새로운 전설로 등극


(하얼빈= 서대연 기자 = 11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 추월에 정재원·박상언과 함께 출전한 이승훈이 경기를 마친 뒤 태극기를 들고 경기장을 돌고 있다. 이승훈은 이날 획득한 은메달로 9번째 동계 AG 메달을 손에 쥐며 김동성(8개)을 제치고 한국 선수 역대 동계 AG 최다 메달리스트에 등극했다. 2025.2.11

이날 이승훈은 쇼트트랙 선수로 꿈을 키웠던 하얼빈에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역사에 큰 획을 그었다.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 대회와 2017년 삿포로 대회에서 금메달 7개, 은메달 1개로 총 8개 메달을 따냈던 이승훈은 정재원(의정부시청), 박상언(한국체대)과 함께 출전한 남자 팀 추월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면서 한국 선수 역대 동계 아시안게임 최다 메달 1위에 올랐다.

이전까지는 쇼트트랙의 김동성(금3·은3·동2)과 공동 1위를 기록 중이었다.


후배들 밀어주며 전설이 된 이승훈


(하얼빈= 서대연 기자 = 11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 추월에 정재원·박상언과 함께 출전한 이승훈이 동료들을 밀어주며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이승훈은 이날 획득한 은메달로 9번째 동계AG 메달을 손에 쥐며 김동성(8개)을 제치고 한국 선수 역대 동계AG 최다 메달리스트에 등극했다. 2025.2.11

이승훈은 아시안게임 최다 메달 기록에 관해 "사실 조금은 덤덤하다"라며 "이제는 스케이트를 타는 것이 취미 생활을 하는 것처럼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아시안게임 도전은 사실상 끝났지만, 5회 연속 올림픽 메달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2010 밴쿠버, 2014 소치, 2018 평창, 2022 베이징 올림픽에서 메달 획득 행진을 이어온 이승훈은 내년에 열리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을 겨냥한다.

내년 올림픽에선 주 종목 매스스타트에서 메달을 노린다.

이승훈은 "결승선을 앞두고 마지막 순간에 기회를 생긴다면 잡을 자신이 있다"라며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레이스 상황을 만드는 것이 관건일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 올림픽 도전은 즐겁고 행복하게 할 생각이다.

그는 "평창 올림픽을 마친 뒤엔 베이징 올림픽을 은퇴 무대로 생각했다"라며 "그런데 네덜란드에 갔더니 많은 사람이 마음을 비우고 행복하게 스케이트를 타더라. 그 모습을 보며 마음가짐이 많이 바뀌었고, 내년 올림픽까지 바라보게 됐다"고 소개했다.

이승훈은 자신의 뒤를 이을 후계자가 하루빨리 나와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장거리 종목을 뛰기 위해선 많은 훈련을 해야 하는데, 필요한 훈련 전체를 다 하는 선수가 국내에 없다"면서 "언젠가는 후배 누군가가 내 기록을 깼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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