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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문화의 산실' 케네디센터 이사장에 트럼프…'문화전쟁' 예고
기사 작성일 : 2025-02-13 16:00:56

워싱턴DC 케네디센터


[AFP 자료사진]

고일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수도 워싱턴DC에서 공연예술의 산실 역할을 하는 케네디센터 이사장이 됐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케네디센터 이사회는 12일(현지시간) 만장일치로 트럼프 대통령을 신임 이사장으로 선출했다.

또한 2014년부터 케네디센터를 이끌었던 데보라 러터 전 이사장을 해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사장 선출 사실에 대해 "큰 영광"이라고 만족감을 표한 뒤 "케네디 센터를 아주 특별하고 흥미로운 장소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1964년에 개관한 케네디센터는 미국의 예술과 문화를 대표하는 중요한 공간으로 꼽힌다.

케네디센터의 이사회 구성원은 상당수가 현직 대통령이 임명하지만, 전통적으로 여야가 균형을 이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전임자인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임명한 18명의 이사를 해임하고,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JD 밴스 부통령의 배우자 우샤 여사 등 충성파를 투입했다.

이 같은 케네디센터의 격변은 기존 문화계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연방정부의 지원을 받는 케네디센터가 지난해 청소년을 대상으로 여장 남자의 공연을 무대 위에 올린 것을 언급하면서 불만을 표시했다.

케네디 이사회가 미국 문화의 황금시대를 위한 자신의 비전을 공유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움직임에 케네디센터를 이끌어온 예술인들은 반발하고 있다.

미국 최고의 디바로 꼽혀온 소프라노 르네 플레밍은 케네디센터의 예술 고문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다.

플레밍은 성명에서 "미국 문화의 등대 역할을 하는 케네디센터에 대한 양당 지원에 감사를 표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전면적인 개입에 에둘러 불만을 표시했다.

가수이자 작곡가인 벤 폴드도 워싱턴DC의 내셔널심포니오케스트라의 고문직에서 사임한다고 밝혔다.


소프라노 르네 플레밍


[UPI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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