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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교1년 쿠바에서] 현지진출 20주년 코트라 "쿠바, 韓개발경험 지속 관심"
기사 작성일 : 2025-02-15 09:00:59

코트라 아바나무역관 사무실


[촬영 이재림 특파원]

(아바나= 이재림 특파원 = 경제난 해결을 위해 안간힘을 쓰는 쿠바 정부가 '수교국' 한국의 발전 경험에 지속해 관심을 표명하며 협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유성준(47)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아바나무역관장은 한국과 쿠바 수교 1주년인 14일(현지시간) 아바나에 있는 무역관 내 회의실에서 와 만나 "쿠바 당국에서 여러 정책 조언을 요청하면서 우리와 협의의 장을 늘려가고 있다"며 "쿠바는 양국 수교와 대사관 개관을 계기로 교류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바 정부는 2016년 10월 한국 정부와의 업무협약을 계기로 한 경제개발경험공유사업(KSP)을 통해 소통 기반 마련을 꾀했다.

무역투자진흥기구 역량 강화, 신재생에너지 발전 방안, 재활용 정책 수립 등 현지에 당장 적용할 수 있는 실제적인 사안을 중심으로 한국의 경험을 공유받기도 했다고 유 관장은 설명했다.

쿠바 관영 언론 과거 보도를 보면 이 사업은 쿠바 정부에서 외국과의 대표적인 성공 교류 사례로 꼽고 있다고 한다.


유성준 코트라 아바나무역관장


[촬영 이재림 특파원]

유성준 관장은 "올해의 경우 쿠바 과학기술환경부와 플라스틱 오염 모니터링 정책 제안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이달 중 아바나에서 착수보고회를 개최해 쿠바 측 수요를 확인한 후 5월 연수단 초청과 8월 최종 보고회 등 일정을 소화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쿠바 정부는 내년에도 환경 분야 정책 수립을 위해 한국과 의견을 나누고 싶다는 의향을 피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002년 한국 정부 기관 최초로 쿠바 국영 무역 투자기관과 업무협정을 체결한 이래 2005년 9월 상주 사무실을 마련한 코트라 아바나무역관은 지난 20년간 양국 간 교역 투자 활성화를 위한 기반을 넓히는 데 주력했다.

지난해 2월엔 양국 수교 이후 교류 확대 가능성을 타진하고자 쿠바상공회의소 관계자를 방한 초청해 쿠바진출설명회를 개최하는 한편 11월에는 아바나국제박람회에 한국 홍보관을 설치해 한국산 제품을 소개하기도 했다.

다만, 양국 교역 규모는 여전히 크지 않은 상황이다.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는 쿠바에 도금강판, 기계류, 자동차 부품 등 2천17만 달러(292억원 상당)를 수출했는데, 이는 2023년과 비교해 43% 감소한 수치다.

쿠바로부터는 전년 대비 16% 증가한 790만 달러(114억원 상당)어치 연초류(시가)와 의약품 같은 제품을 수입했다.


관광객용 번호판이 부착된 쿠바 아바나의 현대 승용차


[촬영 이재림 특파원]

유성준 관장은 "쿠바에서의 교역은 정부를 통해 이뤄지는데, 지난해 전력난이 지속되고 자연재해로 인한 생산성이 저하되는 등의 영향으로 한국산 구매 규모가 축소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또 현지에서 외국으로의 자금 거래가 제한적으로 이뤄지는 가운데 현재로서는 쿠바 정부의 재원 확보 여부가 한국 기업 진출의 주요 관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쿠바는 미국의 '쿠바 자유와 민주화를 위한 법'(헬름스버튼 법)에 의해 미국 정부로부터 각종 법적·경제적 제재를 받고 있다.

가장 큰 이슈는 달러를 통한 대금 지급 차단이다.

국가에 의해 많은 영역이 통제되는 사회주의 경제 체제에서 쿠바 내 외국인 투자자들은 그간 자금 미지급 문제를 적지 않게 겪어왔다.

예컨대 한국 기업 같은 경우에도 쿠바로 직송금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교역하더라도 대부분 제3국을 거쳐야 하는 상황이다.

유 관장은 "과거 민간 영역에서 양국 경제 협력위원회를 개최한 바 있지만, 미국 도널드 트럼프 1기 정부 출범 이후 쿠바와의 교역 환경 악화로 이렇다 할 후속 조처는 없었다"면서, 쿠바 제재를 재가동한 트럼프 2기 정부 기조를 고려할 때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제 정세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쿠바 내 한 지역에 설치된 삼성TV 모니터에 자막뉴스가 나오는 모습


[촬영 이재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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