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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부터 계엄 사태까지…불명예 퇴진 '尹 최측근' 이상민
기사 작성일 : 2024-12-08 19:00:05

생각에 잠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박동주 기자 =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5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경위와 관련 현안 질의를 위해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4.12.5

이상서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대표적인 최측근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전 장관이 '12·3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결국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이 전 장관은 8일 입장문에서 "이제 행안부 장관의 직을 내려놓고자 한다"며 "국민 여러분을 편하게 모시지 못하고 대통령님을 잘 보좌하지 못한 책임감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국민께 송구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이 이 전 장관에 대해 윤 대통령과 불법 계엄을 사전 모의하고 옹호한 혐의가 있다며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지 하루 만에 내놓은 결정이다.

판사 출신의 이 장관은 윤 대통령의 고교·대학 4년 후배다. 대선 당시에도 윤 대통령의 캠프에 합류해 정권 출범을 적극 도왔을 정도로 최측근으로 통했다.

1992년 서울형사지법 판사로 법조계에 입문한 그는 서울고법 판사, 춘천지법 원주지원장, 대법원 재판연구관 등을 지냈다.

2007년 법복을 벗고 법무법인 율촌으로 옮겨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주식 처분 사건, 삼성과 애플 아이폰 사건 등 굵직한 소송에 참여한 바 있다.

2022년 5월 현 정부 '1기 내각' 멤버로 합류한 그를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이 장관이 추진한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 등 경찰 제도개선 방향을 두고선 야권은 물론 경찰 내부 반발이 컸다. 경찰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며 경찰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러한 반발에도 2022년 8월 행안부 안에 경찰국이라는 이름의 경찰업무조직이 31년 만에 신설됐고, 행안부 장관의 경찰청장에 대한 지휘 규칙도 제정됐다.

이 장관을 탄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은 이때부터였다.

민주당 황운하 의원과 같은 당 박재호 의원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권은희 의원도 경찰국 신설은 이 장관의 탄핵 사유가 된다고 주장했다.


경찰국 신설 발표하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김인철 기자 =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022년 7월 1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별관 브리핑룸에서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 계획인 경찰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2022.7.15

이 장관에 대한 탄핵 주장은 이후 한풀 꺾이는 듯 했으나, 그해 10월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 책임론이 커지며 재점화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이태원 참사 책임을 물어 이듬해 2월 이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이는 가결되며 직무가 정지됐다. 국무위원에 대한 탄핵소추 의결이 이뤄진 것은 75년 대한민국 헌정사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재난안전법이나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해 헌법상 국민 보호 의무를 하지 못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만장일치로 탄핵소추안을 기각했다.

헌재의 기각 결정문을 받아 든 이 장관은 167일 만에 업무에 복귀했다.

참사 1주기를 하루 앞둔 지난해 10월 28일에는 이태원 참사 현장을 찾아 안전 조치 현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행안부 수장을 맡은 이래 꾸준히 탄핵 요구를 받으면서도 자리를 지켜왔던 그였지만 이번 비상계엄 사태만큼은 피해 갈 수 없었다.

야당은 전날 이 장관에 대해 불법 계엄 사전 모의, 계엄을 심의한 국무회의의 정상적 진행 왜곡, 불법 계엄 옹호 등을 이유로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보고했고, 국회는 10일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결국 그는 탄핵 표결을 이틀 앞두고, 윤 대통령이 사실상 모든 권한을 내려놓겠다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합의했다던 이날 면직됐다.

행안부 관계자는 "고기동 행안부 차관이 장관 직무 대행을 맡아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추모 메시지 살피는 이상민 장관


신현우 기자 =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해 10월 2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에 마련된 '10·29 기억과 안전의 길' 추모 공간을 방문해 추모 메시지를 살피고 있다. 2023.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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