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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나라 자메이카, 英 그늘 떠나 공화국 홀로서기 시동
기사 작성일 : 2024-12-14 06:00:58

자메이카 국기


[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멕시코시티= 이재림 특파원 = 레게 음악계 거장 밥 말리와 세계 육상계를 주름잡았던 우사인 볼트의 모국으로 잘 알려진 카리브해 섬나라 자메이카가 영국과 결별하고 공화국으로 전환하기 위한 법적 절차를 시작했다.

13일(현지시간) 자메이카 일간 더글리너와 자메이카옵서버 등에 따르면 자메이카 법무부는 지난 10일 하원에 공화국 전환을 위한 법안을 제출하고 심의를 요청했다.

멀린 멀라후 포트 법무부 장관은 "이 안건은, 말 그대로 역사적"이라며 "국가 형태를 변경하기 위한 지금까지의 노력 중 가장 큰 진전을 이룬 것"이라고 말했다.

개헌 핵심은 현 입헌군주제(영국 연방)로 돼 있는 국체를 공화국으로 전환하는 데 있다.

1962년 영국에서 독립한 자메이카는 현재 영국 국왕(찰스 3세)이 의례적 국가 원수로 돼 있다. 영국 국왕이 자메이카 행정부 수반인 총리 제청으로 총독(Governor General)을 임명하는 형태다. 영국 국왕이 실질적인 통치 권한을 행사하지는 않는다.

이 제도는 식민 지배 잔재로 간주하곤 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영국과의 지원 협의 용이성 등을 이유로 굳어진 경향이 있다는 분석이 있다.

자메이카 행정부는 그러나 민주주의 체제하에서 공화제에 대한 주민 요구가 비등한 것에 응답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자메이카 법무부 장관은 영국 일간 가디언에 "매년 독립기념일 때마다 우리는 언제 군주제를 폐지하고 자메이카 국가 원수를 세울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악기 연주하는 자메이카 음악가들


[EPA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관련 법안에는 또 선거관리위원회를 헌법 기관으로 명시하는 것과 자메이카 시민권에 대한 기준을 재확립하는 것 등도 포함됐다고 현지 일간은 전했다.

이 법안은 상·하원에서 각각 재적 의원 ⅔ 이상찬성해야 가결된다. 이후 국민투표를 통해 과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자메이카 인구는 280만명가량이다.

현재 하원에서는 63석 중 여당(노동당)이 48석으로 가결선을 확보한 상태다.

상원의 경우 총리 추천 여당 인사 13명과 야당(국민당) 대표 추천 인사 8명으로 구성(총 21명)되는 만큼 여당으로선 야당 측 1표가 더 필요하다. 자메이카 의회는 사실상 양당제로 운영된다.

자메이카 정부는 내년 하반기로 예정된 총선 전 공화국 전환을 완료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야당 측과 협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영연방 국가 중 가장 최근 공화국으로 전환된 사례는 또 다른 카리브해 섬나라인 바베이도스다.

바베이도스는 2021년 11월 30일 0시를 기해 입헌군주국에서 공화국으로 새 출발 했다. 왕세자였던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바베이도스를 찾아 관련 행사를 지켜봤고, 당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그대 나라의 미래에 행복, 평화, 번영이 깃들기를 염원한다"며 축사를 전했다.

중남미·카리브해 지역에서는 가이아나(1970년), 트리니다드토바고(1976년), 도미니카(1978년) 등이 차례로 영연방에서 벗어나 공화정 전환을 택한 바 있다.

◇ 자메이카

자메이카는 쿠바와 아이티 남부에 있는 섬나라다. 면적(1만991㎢)은 제주도 6배 크기다.

언어는 영어와 토착어인 파투아(Patois)를 주로 쓴다. 17세기부터 영국의 지배를 받다가 1962년 8월 6일 독립했다.

정부 형태는 의원내각제다.

보크사이트를 비롯한 광물과 설탕, 바나나, 커피 등을 주로 수출한다. 주요 산업은 관광이다.

한국과는 1962년 10월에 수교했다. 교민과 주재원 1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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