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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우 기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속도 조절 표명이 금융시장에 충격파를 안겼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8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오늘 발표한 통화정책 방향 결정문에 금리조정의 '폭과 시기'라는 표현을 통해 금리 추가 조정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한 시점에 도달했거나 부근에 도달했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밝혔다.
내년에 금리를 더 적게 내릴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연준이 이날 낸 수정 경제전망에서 내년 기준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3.9%, 지난 9월 전망(3.4%)에서 0.5%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연준이 이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4.25~4.50%로 조정함에 따라 내년에 금리인하가 두 차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3회 금리인하를 예상한 시장에선 '매파적' 통화정책 방향으로 받아들여졌다.
◇ 파랗게 질린 뉴욕증시…코스피도 장 초반 2% 하락
이날 뉴욕증시는 일제히 급락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23.03포인트(2.58%) 하락한 42,326.87에 마감, 10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11거래일 연속 하락했던 1974년 이후 50년 만에 최장기간 약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78.45포인트(2.95%) 내린 5,872.1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716.37포인트(3.56%) 하락한 19,392.69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S&P500 지수 하락 폭은 지난 8월 이후 최대다. 나스닥지수도 5개월 만에 최대 낙폭이다.
최근 상승장을 주도한 대형 기술주들의 하락 폭이 컸다.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테슬라가 8.3% 급락세로 돌아섰다. 최근 주가가 급등한 브로드컴도 6.9% 급락했다. 이외 메타플랫폼 3.59%, 마이크로소프트 3.76%, 알파벳 3.6% 등 주요 기술주도 3%대 약세를 보였다.
코스피도 19일 장 초반 2% 하락했다.
이날 전장 대비 57.88포인트(2.33%) 내린 2,426.55로 출발한 뒤 낙폭을 다소 줄여 2,440선을 중심으로 등락 중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7.5원 오른 1,453.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 달러화 2년만에 최고…미 국채 가격 급락
금리인하 속도 조절에 미 달러화는 급등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 지수는 19일 오전 9시 현재 108.23으로 24시간 전보다 1.38% 뛰었다.
이는 지난 2022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달러화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 가능성이 커지기 시작한 지난 9월 중순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보편적 관세 부과와 대규모 감세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재촉발해 금리 인상 속도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이날 연준이 공개한 수정 경제전망은 내년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 전망치를 지난 9월 2.1%에서 2.5%로 높여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미 국채 가격은 급락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9일 오전 9시 현재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11.3bp(1bp=0.01%p) 급등한 4.512%를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10.4bp 뛴 4.348%를 기록했다. 10년물은 지난 6월 초 이후, 2년물은 지난 7월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채권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 비트코인 10만달러선 위협
파월 의장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연준은) 비트코인을 소유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 가상화폐 비트코인 가격도 급락했다.
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19일 오전 9시25분 현재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5.13% 하락한 10만805달러에 거래됐다.
전날 기록했던 사상 최고가 10만8천300달러대와 비교하면 약 7% 떨어졌다.
이날 연준의 통화정책 발표 이전 10만3천∼10만4천달러에서 움직이던 비트코인은 발표 이후 큰 폭 하락했다.
한때 10만300달러대까지 하락하며 10만달러선이 위협받기도 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최근 석유 비축 기금과 같은 비트코인 전략적 비축 기금을 만들 계획이 있다고 밝히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재차 오름세를 타던 와중에 이날 파월 의장의 발언이 악재로 작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