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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가족 위패는 어디에 있나요" 신원확인 안된 유족 원통 [제주항공 참사]
기사 작성일 : 2024-12-30 15:00:33

(무안= 이성민 기자 = 30일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들의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전남 무안 종합스포츠파크.


제주항공 참사 합동분향소 조문


(무안= 홍기원 기자 = 30일 전남 무안군 무안종합스포츠파크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조문객들이 분향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4.12.30 [공동취재]

한 유족이 두손을 모은 뒤 반절을 하곤 한참을 고개를 들지 못하고 말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는 간신히 고개를 가누고 위패 하나하나를 천천히 살폈지만 가족의 이름을 찾지 못한 듯 고개를 떨궜고, 함께 온 남편의 부축을 받고서야 힘겹게 발걸음을 뗐다.

그는 근처에 있던 관계자에게 "제 가족의 위패는 왜 아직 없는 건가요…"라고 물었지만, "신원확인이 아직 안 돼서 그렇다"는 대답을 받고는 눈물을 훔치며 바깥으로 향했다.

무안군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들의 합동분향소 운영을 시작했다.

분향소 한편에는 지자체와 정치권, 종교계에서 보낸 추모 화환이 늘어서 있었고, 분향대에는 희생자 179명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141명의 위패만 놓여 있었다.

분향소에는 운영 첫날부터 희생자들을 추모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3살 딸아이를 안고 아내와 함께 분향소를 방문한 편성진(38)씨는 "딸아이와 같은 연생인 아기도 비행기에 탔다길래 남 일 같지 않았다. 유족들에게 어떤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착잡한 심경을 밝혔다.

대전에 거주하는 편씨는 광주에 가족 여행을 왔다가 사고 소식을 듣고 분향소를 방문하기 위해 전날 무안에 숙소까지 잡았다고 한다.

그의 아내 A씨는 "비슷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당국이 철저한 사고 원인 조사를 해야 한다"며 "부디 유족들이 마음을 잘 추스르셨으면 좋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


(무안= 홍기원 기자 = 30일 전남 무안군 무안종합스포츠파크에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마련되어 있다. 2024.12.30 [공동취재]

전남 순천에서 온 박정하(50)씨는 "무안에서 나고 자라 공항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다 안다"며 "처음 뉴스를 봤을 때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마음이 너무 아파서 분향소를 찾았다"고 말했다.

이날 분향소에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우원식 국회의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겸 원내대표, 김영록 전남도지사 등 정치권의 발길도 잇따랐다.

우 의장은 분향한 후 기자들을 만나 "유족들의 뜻에 따라 장례 절차를 잘 치르고 진상규명도 제대로 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회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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