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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비아서 수만명 반정부 시위…대통령·국영방송 규탄
기사 작성일 : 2025-01-19 01:00:57

세르비아 반정부 시위


(베오그라드 AFP= 17일(현지시간)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에 있는 국영방송 RTS 건물 앞에서 수만명의 시위대가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5.01.17

(로마= 신창용 특파원 = 세르비아 노비사드 기차역 지붕 붕괴 참사 이후 두 달 넘게 지속 중인 반정부 시위가 국영방송에 대한 규탄 시위로 확대되고 있다.

AP,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대학생이 주도한 수만 명의 시위대가 17일(현지시간) 수도 베오그라드에 있는 국영방송사 RTS 건물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시위대는 RTS가 알렉산다르 부치치 대통령의 주장만 일방적으로 전달하며 정부에 편향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분노를 표출했다. 이들은 RTS를 향해 휘파람을 불고 야유를 퍼부었다.

앞서 부치치 대통령은 대학생들이 외국 정보기관으로부터 금전을 지원받아 폭력으로 체제 전복을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친정부 일간지 베체르니예 노보스티는 시위 주도 세력의 배후로 크로아티아 정보기관을 지목하기도 했다.

부치치 대통령과 친정부 언론은 시위의 정당성을 훼손하기 위해 여론전을 벌이고 있지만, 시위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시위대에 차량이 돌진해 여자 대학생이 중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갈등이 커지는 모양새다.

경찰은 운전자를 체포해 살인 미수 혐의로 기소했다. 이와 유사한 사건이 여러 건 보고됐지만 심각한 상처를 입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AP 통신은 전했다.

야권은 부치치 대통령이 극렬 지지층을 선동한 결과라며 부치치 대통령에게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을 묻고 있다.

반면 부치치 대통령은 야당 정치인들이 베오그라드 시청 건물을 점거했다가 강제 퇴거 조치된 일을 가리키며 이들을 "폭도"로 규정하고 "폭력을 통해 정권을 잡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1일 세르비아 제2의 도시 노비사드의 기차역에서 콘크리트로 된 길이 35m 야외 지붕이 갑자기 무너지면서 그 아래에 있던 시민들을 덮쳐 15명이 사망하고 2명이 사지 절단 중상을 입었다.

1964년 건설된 노비사드 기차역은 3년간의 보수공사를 마친 뒤 지난해 7월 재개장했다. 다시 문을 연 지 넉 달도 되지 않아 발생한 이 사고는 세르비아 국민에게 큰 충격과 분노를 안겼다.

참사 이후 많은 국민은 부실 보수공사의 원인으로 정계의 부정부패, 직무 태만, 족벌주의를 지목했다.

국민적 분노와 책임 추궁에도 정부가 보수공사 관련 문서를 공개하지 않는 등 진실을 은폐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오히려 시위 참가자를 체포하면서 강경하게 진압하자 대학생들이 가세해 광범위한 시위로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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