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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트럼프, 美 위대하게 만들어"…공식취임 前 열린 '마가 취임식'
기사 작성일 : 2025-01-20 06:00:57

트럼프 승리 축하 집회에 입장하려고 줄 선 지지자들


(워싱턴= 김동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지지자들이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트럼프 승리 축하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줄 서 있다. 2025.1.19

(워싱턴= 김동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하루 전인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는 영하권 추위에 비까지 내렸지만 그를 응원하기 위해 전국에서 모인 지지자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날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 축하 집회가 열린 '캐피털 원 아레나' 경기장 주변에는 이른 아침부터 지지자 수천 명이 줄 서 입장을 기다렸다.

행사는 오후 3시에 시작했지만, 공간 제약 때문에 2만명만 참석할 수 있어 일찍부터 움직인 것이다.

트럼프 집회는 열렬한 지지자들이 많아 긴 줄이 일상이지만, 이날은 유독 길었다.

원래 야외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일 취임식을 한파 주의보 때문에 실내로 옮기게 되면서 이날 집회가 아니면 트럼프 당선인을 직접 보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줄은 아레나 서쪽에 있는 마틴 루서 킹 기념도서관을 돌고 북쪽으로 꺾은 뒤 다시 H스트리트를 따라 동쪽으로 차이나타운을 한참 지나서도 끝이 보이지 않았다.

주변을 안내하던 경찰관은 한 무리의 지지자들에게 줄이 아레나에서 상당한 거리가 있는 내셔널몰까지 이어진다면서 지금 줄을 서도 입장하기 힘들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래도 지지자들은 줄 끝을 향해 발걸음을 계속했고, 경찰관은 그들에게 "행운을 빈다"라고 말했다.


취임식 하루 전날 열린 트럼프 승리 축하 집회


(워싱턴= 김동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지지자들이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트럼프 승리 축하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모여 있다. 현장에서 상인들이 트럼프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다. 2025.1.19

이미 줄을 선 지지자들은 모자와 목도리를 쓰고 따뜻한 커피로 추위를 쫓으려 했다.

몸을 덥히려는 듯 "USA"를 연호하거나 트럼프 당선인의 애창곡인 빌리지 피플의 'Y.M.C.A.'를 부르는 이들도 있었다.

다수는 트럼프 당선인의 선거 구호이자 그의 지지층을 의미하는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새긴 모자나 옷을 입고 있었다.

비교적 앞쪽에 줄을 선 켄 스미스(55) 씨는 기자에게 자신이 매사추세츠주에서 왔으며 오전 7시30분부터 자리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아내와 함께 비닐 우의를 입은 그는 "춥고 좀 힘들지만 괜찮다"면서 "트럼프가 모든 것을 다시 정상으로 돌려놓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의 당선은 최고의 일이었고 그는 우리나라에 정말 필요하다. 대부분 사람에게 의미가 없고 바보 같은 사회 정책 대신 우리나라를 강하게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취임식 하루 전날 열린 트럼프 승리 축하 집회에 참석한 지지자


(워싱턴= 김동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지지하는 플로리 피터슨(여·76)씨가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트럼프 승리 축하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줄 서 있다. 2025.1.19

휠체어를 쓰는 플로리 피터슨(여·76 씨는 오전 9시부터 장애인 전용 줄에서 기다렸다.

중서부 미네소타주에서 온 그녀는 날씨 때문에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춥고 비가 왔지만 이제 좀 따뜻해진 것 같다. 어떤 사람들은 오전 5시부터 줄 섰고 아예 밤을 새운 사람들도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크다"면서 "우리가 그를 사랑하고 그의 편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왔다"고 밝혔다.

기자가 만난 지지자들은 트럼프 당선인에 거는 기대가 컸다.

이들은 취임식이 실내에서 열리게 된 것에 아쉬움을 표하면서 20일에도 아레나에서 생중계하는 선서식을 보기 위해 다시 줄을 서겠다고 했다.

남부 미시시피주에서 온 케빈 매그리거(53) 씨는 참석 소감에 대해 "우리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고 있다. 그것은 진보 정책을 멀리하고 경제, 군사, 국경을 강화한다는 의미다"라고 말했다.

기자에게 "가짜뉴스가 아니냐?"고 물은 그는 한국 기자라는 설명에 경계심을 풀고서는 "국경이 없으면 나라가 있을 수 없다. 한국도 국경이 있지 않으냐"고 물었다. 제임스 커스트(66) 씨는 캘리포니아주에서 아내와 손자와 함께 왔다면서 "흥분된다. 난 그가 이 나라를 올바른 방향으로 정말 되돌릴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가 경제를 해결하고 딥스테이트(비밀리에 국가를 좌지우지하는 공무원 집단)를 없애면 좋겠다. 워싱턴DC는 매우 부패한 거 같다. 그가 부패를 청산하고 정부를 원래 모습으로 돌려놓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영하의 날씨 속에 열린 트럼프 승리 축하 집회에 참석한 지지자


(워싱턴= 김동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지지하는 케빈 매그리거(53)씨가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트럼프 승리 축하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줄 서 있다. 202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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