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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취임] '젠더' 말고 '성별'만 인정…DEI 정책 휴지통으로
기사 작성일 : 2025-01-21 17:01:00

트럼프 취임식을 찾은 지지자들


(워싱턴= 김동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한 2025년 1월 20일(현지시간) 트럼프 지지자들이 미국 워싱턴DC에서 취임식을 생중계하는 '캐피털 원 아레나' 경기장에 입장하려고 줄을 서고 있다. 2025.1.21

임화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제47대 미국 대통령이 취임 당일인 20일(현지시간) 서명한 것으로 알려진 약 100건의 행정명령 중에는 성별·인종 등을 고려한 다양성 장려 정책을 폐기하는 명령 2건이 포함됐다.

이 중 1건은 '젠더 이데올로기 극단주의로부터 여성들을 보호하고 생물학적 진실을 연방정부에 회복함'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다.

주관적 '성정체성'(gender identity)을 인정하지 않고 '남성'과 '여성'이라는 2개 성별(sex)만 인정하는 것이 미국 정부의 공식 정책이라고 선언하는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의 생물학적 현실을 뿌리 뽑으려는 노력은 근본적으로 여성들을 공격하는 행위"라며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트랜스젠더 여성이 여성 전용 시설을 이용하도록 허용해온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주관적 '성정체성'에 대해 "순전히 내적이고 주관적인 자아 감각을 반영하는 것이며 생물학적 현실과 유리된 것"이고 "식별을 위한 유의미한 기반을 제공하지 않는다"면서 성별 구분 기준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명령으로 정부기관, 학교, 공공시설 등에서 트랜스젠더(성전환자)에 대한 배려 조치가 폐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연방정부가 발행하거나 관리하는 여권, 비자, 공무원 인사서류 등에도 남성 혹은 여성이라는 2개 성별 중 택일해 표기하도록 양식이 바뀌게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


(워싱턴DC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그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가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취임일에 열린 무도회에 참석하고 있다. (REUTERS/Carlos Barria REFILE - QUALITY REPEAT) 2025.1.21.

주관적 성정체성을 반영하는 '젠더'(gender)를 기입하는 난은 공문서 양식 등에서 금지되며, '성별'(sex) 표기 선택만 허용된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 중에는 '급진적이고 낭비적인 정부 DEI 프로그램과 특혜부여를 폐지함'이라는 제목의 것도 있었다.

이는 연방정부 내에서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Diversity, Equity, Inclusion) 정책을 종료하고 "모든 차별적 프로그램을 폐기"한다는 내용이다.

"공공 및 사생활의 모든 측면에서 인종과 성별 대신 능력에 기반한 사회를 만들 것"이라는 게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이유다.

이에 따라 1964년 민권법 제정 이래 수십년에 걸쳐 미국 정부 안팎에서 진전돼 왔으며 인종, 성별, 성정체성, 계층 등 기준도 다양해졌던 '마이너리티(소수자) 권리 증진' 기조는 바이든 행정부를 끝으로 막을 내리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쓸모없고 과도한 보수를 받는 'DEI' 활동가들이 연방 정부에 침투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필수 분야를 제외한 관료 채용을 동결하고 관련 사업비 지급도 중단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 당시 연방정부 부처와 기관마다 지정됐던 '최고 다양성 책임자'(chief diversity officer)도 사라지게 된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낮 취임사에서 "인종과 젠더를 공공 생활과 사생활의 모든 측면에 사회공학적으로 주입하려고 시도하는 정부 정책을 종료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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