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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 대통령, 이민ㆍ성소수자 권리 제한"…트럼프 따라하기?
기사 작성일 : 2025-01-28 05:00:57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A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부에노스아이레스= 김선정 통신원 =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라고 불리는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국제기구 탈퇴, 이민 및 성소수자 권리 제한 등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정책과 비슷한 노선을 고려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르헨티나 일간 라나시온은 밀레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정치적 그리고 사상적 등대'로 보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이니셔티브가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아르헨티나 정부에도 '영감'을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밀레이 정부는 이미 추진 중이거나 혹은 준비 중인 트럼프 대통령의 비전에 부합하는 다양한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대표적인 사례는 미국 정부가 이미 탈퇴 의사를 발표한 세계보건기구(WHO)로, 밀레이 정부도 비록 단기간 내는 아니지만, 탈퇴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작년 5월 마누엘 아도르니 아르헨티나 대통령실 대변인은 '국가 주권 수호'를 이유로 WHO의 팬데믹에 관한 합의는 준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밀레이 대통령은 기후 변화는 '사회주의자들이 만든 허구'라고 비난한 바 있으며, '파리 기후 협약' 탈퇴를 발표한 미국 정부처럼 아르헨티나도 곧 이 협약을 탈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아르헨티나는 지난 11월 아제르바이잔에서 개최된 기후총회 COP29 회의에 대표단을 파견했다가 갑자기 철수시키면서 파리 기후 협약 탈퇴를 시사한 바 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정부가 기후변화에 대해 완강한 입장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아르헨티나가 직면한 상황은 미국과는 다소 다르기 때문이라고 라나시온이 지적했다.

아르헨티나가 회원국으로 참여하는 남미공동시장은 최근 EU와 무역협정을 맺었으며, 이 안에는 환경보호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아르헨티나 정부가 가입을 희망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도 환경보호와 관련된 조항이 있으며, 이는 아르헨티나가 금융지원을 필요로 하는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IMF) 그리고 미주개발은행의 경우도 같기 때문이다.

이민정책 관련, '국경 보안'을 우선시하는 트럼프 정부처럼 밀레이 정부도 유사한 성격의 법안을 준비하고 있고, 범죄기록이 있는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하며, 국내에 거주하지 않는 외국인에 대한 무료의료제도 이용을 금지하는 법안 초안을 작성하고 있다고 라나시온이 전했다.

또한, 아르헨티나 정부는 27일 볼리비아와의 국경지대 일부에 불법 이동과 밀수를 방지하기 위해 200m 장벽을 세운다고 전격적으로 발표했는데, 이에 볼리비아 정부는 양국 간 대화 없이 일방적인 통보에 우려를 표명했다고 현지 매체 페르필이 전했다.

밀레이는 성소수자 권리 및 낙태에 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지난주 다보스 포럼 연설에서 최근 알려진 미국 동성연애자 부부의 자녀 학대 사건을 언급하면서 동성연애자들은 소아성애자라는 뉘앙스를 풍겨 아르헨티나 내에서 큰 논란이 일었다.

인권 단체들은 밀레이의 발언은 성별은 여성과 남성 단 2개만 존재한다고 말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견과 일맥상통하며, 성소수자를 인정하지 않고 차별·탄압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밀레이는 해당 연설에서 여성혐오 살인죄는 가중처벌 대상이라는 점에서 차별적이라고 하면서 이를 개정할 것이라고 해, 여성단체와 시민 단체의 큰 반발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현지 언론은 밀레이 대통령의 이러한 '트럼프 따라 하기'는 트럼프 대통령의 광폭적안 행보에 맞춰 한동안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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