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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하마스, 수감자·인질 3차 교환…팔 군중 한때 소동(종합2보)
기사 작성일 : 2025-01-31 05:00:59

팔레스타인 주민 위협에 겁먹은 이스라엘 인질 예후드


(AP 30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에서 PIJ 무장대원들이 이스라엘 민간인 인질 아르벨 예후드(오른쪽)를 인계하는 과정에 팔레스타인 군중이 몰려들어 위협을 가했다. 2025.1.30

(이스탄불= 김동호 특파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30일(현지시간) 수감자·인질 3차 교환을 마쳤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휴전 12일째인 이날 이스라엘군 여성 군인 아감 베르거(19), 민간인 여성 아르벨 예후드(29)와 남성 가디 모셰 모제스(80) 등 이스라엘인 3명과 태국인 5명이 풀려났다.

2023년 10월 27일 하마스에 끌려간 지 482일 만이다.

베르거 등은 이스라엘군과 신베트의 호위 속에 이스라엘 남부의 가자지구 경계에 마련된 장소에 도착했으며 가족과 상봉한 뒤 간단한 건강 검진을 받았다. 태국 국적자들은 자국 정부 관계자들과 면담했다.

이스라엘 남부에서 농부로 일하다가 납치됐던 태국인들은 향후 10일 내로 귀국할 예정이라고 AP 통신이 태국 외무부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스라엘 감옥서 풀려난 '팔레스타인 봉기' 지도자


(로이터 3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감옥에서 풀려난 '알아크사 순교자 여단' 지도자 자카리아 주베이디가 버스를 타고 요르단강 서안 도시 라말라에 도착해 주민의 환호를 받는 모습. 2025.1.30

인질 석방 대가로 이스라엘도 자카리아 주베이디를 포함한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110명을 이날 저녁 풀어줬다.

2000년대 초반 2차 인티파다(반이스라엘 민중봉기)가 벌어질 때 팔레스타인 '알아크사 순교자 여단'의 지도자였던 주베이디는 2019년 이스라엘 당국에 체포돼 교도소에 수감됐으며, 2021년 땅굴을 파 탈옥했다가 다시 붙잡혔다.

이스라엘에 협조했다는 의심을 받던 팔레스타인 여성을 살해한 마무드 아탈라, 2차 인티파다 때 이스라엘인 12명을 죽여 종신형 13회를 선고받은 아메드 바르구티 등도 이날 함께 석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에 억류됐던 인질이 가자지구를 떠나는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군중이 몰려 위협적인 분위기가 조성되자 이스라엘이 수감자 석방을 한동안 보류하는 등 한때 합의 파행의 우려가 제기됐다.

이날 오전 군인 베르거가 국제적십자사에 인계되기 전 복면을 쓴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그를 가자지구 자발리아에 설치된 무대에 올려 군중에게 인사시키는 장면이 현지 매체를 통해 보도됐다.


'수감자 석방 환영'


(로이터 3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감옥에서 풀려난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이 버스를 타고 요르단강 서안 도시 라말라에 도착하자 주민들이 몰려 환호하고 있다. 2025.1.30

얼마 뒤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서 하마스 연계 무장조직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PIJ) 대원들이 민간인 예후드를 호위해 가는 도중 팔레스타인 군중이 몰려 그를 위협하는 듯한 모습도 목격됐다.

군중이 예후드와 모제스를 태운 적십자 차를 에워싸고 소리를 지르고 차를 흔들면서 한동안 소란이 이어졌다.

이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팔레스타인 수감자 110명의 석방 절차를 유보할 것을 지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성명에서 "인질 석방 과정에서 보인 충격적인 모습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이는 하마스 테러조직이 상상보다 더 잔혹하다는 증거"라고 비난했다.


적십자 차량 에워싸고 위협하는 군중


(AP 30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에서 아르벨 예후드와 가디 모셰 모제스 등 이스라엘 민간인 인질을 태운 국제적십자사 차량을 팔레스타인 군중이 에워싸고 위협을 가했다. 2025.1.30

이어 "앞으로 중재국들은 이런 일이 다시 벌어지지 않도록 인질의 안전을 보장해야만 한다"며 "우리 인질을 해치는 이들은 누구든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은 인질들이 자국 영토로 무사히 돌아온 것을 확인한 뒤 수감자 석방 절차를 재개했다. 수감자 중 상당수는 동예루살렘과 요르단강 서안 쪽으로, 나머지는 가자지구로 풀려났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주민이 풀려난 수감자를 환영하는 행진 등을 하지 못하도록 라말라 등 서안 지역에 병력을 배치하기도 했다.

지난 19일 발효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합의에 따르면 하마스는 6주(42일)간의 휴전 1단계에서 인질 총 33명을 풀어주고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수감자 1천904명을 석방해야 한다. 이에 따라 앞서 2차례에 걸쳐 인질 7명이, 팔레스타인 수감자 290명이 각각 석방됐다.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하마스는 약 1천200명을 살해하고 251명을 가자지구로 끌고 갔다. 이스라엘군은 휴전 직전까지 가자지구에 인질 94명이 남아있고 이 가운데 34명은 사망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스라엘 군인 석방하는 하마스 무장대원


(로이터 30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북부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대원들이 이스라엘 군인 인질 아감 베르거를 풀어주고 있다. 2025.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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