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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친구와 도박 계정 공유한 심판 해고…"높은 도덕성 요구"
기사 작성일 : 2025-02-04 08:00:43

MLB 사무국이 해고한 심판 호버그


[AP= 자료사진]

하남직 기자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친구와 도박 계정을 공유하고 이 친구와 주고받은 메시지를 삭제해 사무국의 조사를 방해한 혐의로 심판 팻 호버그를 해고했다.

MLB 사무국은 4일(한국시간) "리그 도박 규칙을 위반한 호버그를 해고한다. 호버그는 2026년 스프링캠프가 시작할 때까지 복직을 신청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호버그는 지난해 2월부터 도박 관련 조사를 받아 2024시즌에는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2024년 5월에 이미 해고 통보를 받은 호버그는 항소했다.

MLB는 "호버그가 직접 야구 경기에 베팅하거나 경기 조작을 시도한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히면서도 "MLB 구성원은 스포츠 도박 관련 규정을 엄격하게 준수해야 한다. 호버그는 우리가 심판에게 기대하는 높은 수준의 도덕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해고 사유를 설명했다.

호버그는 프로 포커 플레이어이자 야구에 베팅한 친구와 합법적인 스포츠 베팅 계정을 공유했다.

호버그와 계정을 공유한 친구는 2021년 4월 2일부터 2023년 11월 1일까지 야구 종목에 141건, 약 21만4천달러(약 3억1천만원)를 베팅하고 3만5천달러(약 5천만원)의 수익을 냈다.

MLB 사무국은 지난해 2월 호버그를 도박 규정 위반 혐의로 조사했다.

조사가 시작되자 호버그는 친구와 주고받은 메시지를 삭제했다. MLB 사무국은 "호버그가 조사를 방해했다. 호버그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고된 심판 호버그


[UPI= 자료사진]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호버그는 야구에 베팅할 가능성이 있는 인물과 베팅 계정을 공유했고, 그와 주고받은 메시지도 삭제했다.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며 "호버그를 해고할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MLB 규칙 21조는 '선수, 심판, 관계자들이 소속팀 경기에 베팅하면 영구 제명되고, 다른 야구 경기를 대상으로 한 도박에 돈을 걸면 1년 자격 정지 처분을 받는다'고 명시했다.

MLB 사무국은 이 규정을 근거로 호버그를 해고하고, 1년 뒤에는 복직을 신청할 수 있게 했다.

현역 시절 마이너리그에서 뛴 호버그 심판은 2017년부터 MLB 정규 심판으로 일했고, 2022년 월드시리즈,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심판을 맡았다.

2022년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는 129개의 투구에 대해 볼과 스트라이크를 정확하게 판정해 주목받기도 했다.

별다른 구설 없이 심판 이력을 쌓아갔지만, 도박의 덫에 걸렸다.

호버그는 "내가 한 행동에 책임지겠다. MLB 심판은 높은 수준의 도덕성을 요구받고 있는데, 내 행동은 그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고 징계를 받아들이면서도 "나는 야구에 베팅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 야구 외 종목에 너무 자주 베팅한 게 알려지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친구와 나눈 메시지를 삭제했다. 야구 정보를 제공한 게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MLB 심판노조는 "심판이 야구에 베팅했다고 믿는다면, 우리는 결코 그를 변호하지 않을 것이다. 호버그는 야구 경기에 베팅하지 않았다"며 "MLB 사무국도 호버그가 야구 경기에 베팅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호버그는 자신의 실수를 반성하고, MLB 사무국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호버그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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