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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보수파 반대속 전후80년 담화 낼까…전문가도 찬반 갈려
기사 작성일 : 2025-02-04 14:00:57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AF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도쿄= 박상현 특파원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전후(戰後) 80주년을 맞아 새로운 총리 담화를 발표할지 여부를 둘러싸고 정치인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다양한 견해가 나오고 있다고 도쿄신문이 4일 보도했다.

전후 80주년 담화 관련 논쟁은 이시바 총리가 지난달 22일 보도된 마이니치신문 인터뷰에서 '전후 80주년 총리 담화를 낼 것인가'라는 질문에 지금까지 경위 등을 고려해 적절히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촉발됐다.

연립 여당인 공명당 사이토 데쓰오 대표는 같은 날 "전후 80년이자 피폭 80년이라는 전환점이 되는 해"라며 총리가 담화를 발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집권 자민당에서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고바야시 다카유키 의원은 지난달 30일 전후 70주년 담화를 언급하며 "낼 필요는 전혀 없다"고 반발했다.

이에 이시바 총리는 이튿날인 지난달 31일 중의원(하원)에서 "올해는 매우 중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면서도 전후 80주년 담화 발표 여부에 대해 명확히 말하지 않았다.

앞서 아베 신조 전 총리는 2015년 발표한 전후 70주년 담화에서 "일본은 지난 대전에서의 행동에 대해 거듭 통절한 반성과 진심 어린 사죄의 마음을 표명해 왔다"며 '과거형'으로 사죄했다.

그는 또 "다음 세대의 아이들에게 계속 사죄의 숙명을 짊어지게 해서는 안 된다"며 사죄 문제에 대한 마침표를 찍으려 했다.

이러한 태도는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총리의 전후 50주년 담화,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전후 60주년 담화에 각각 사죄와 반성의 뜻이 '현재형'으로 분명히 담긴 것과 대비됐다.

아베 전 총리는 전후 70주년 담화와 관련해 '아베 신조 회고록'에서 "무라야마 담화의 오류는 선악의 기준에 서서 일본이 범죄를 저질렀다고 하는 전제를 바탕으로 사죄한 것"이라며 "당시 세계는 어떠했느냐는 시점이 싹 빠져 있다"고 말했다.

도쿄신문은 "자민당 보수파에서는 아베 전 총리가 전후 70주년에 냈던 담화를 수정하는 데 대한 경계감이 엿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일부 전문가들은 이시바 총리가 전후 70주년 담화와 비교해 크게 진전되지 않은 담화를 낼 생각이라면 발표하지 않는 편이 낫다고 지적했다.

전직 외교관인 도고 가즈히코 씨는 "담고자 하는 생각이 없다면 담화를 낼 필요는 없다"고 도쿄신문에 말했다.

다나카 히로시 히토쓰바시대 명예교수도 "구체적인 행동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담화에 의미는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미야기 다이조 주오대 교수는 전후 90주년이 되면 전쟁을 아는 당사자 세대와 현역 세대가 동시대를 살 수 없을 수 있다고 언급하고 "다시 전쟁만은 있어서는 안 된다는 부전(不戰·전쟁을 안 함)의 맹세를 내는 것이 좋지 않은가"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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